LG전자가 미국 디지털TV(DTV) 방송 표준 기구인 ATSC(Advanced Television Systems Committee)의 모바일 DTV(ATSC-M/H) 칩을 이달 말 처음 양산한다. 삼성전자도 칩 양산을 준비 중이다.
ATSC는 삼성전자·LG전자가 공동 제안한 새로운 모바일 DTV 기술 ‘ATSC-M/H’를 표준 후보로 선정한 상태다. 양사는 이를 계기로 연말부터 시작되는 미국 무료 모바일TV 서비스 시장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ATSC 모바일 DTV 칩 시제품 개발을 마친 가운데 칩 상용화 준비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이달 말 ATSC 모바일 DTV 칩을 양산하고 이를 휴대폰·MP3 플레이어 등 모바일 단말기에 연내 탑재할 계획이다.
LG전자가 모바일 DTV 칩 양산 시점을 이달 말로 정한 것은 올 연말 약 70개 미국 방송사의 모바일TV 서비스 시작 일정에 맞춰 휴대폰 등의 모바일 단말기를 적기에 출시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도 미국 모바일 DTV 서비스 일정을 감안해 칩 양산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LG전자 고위 관계자는 “미국 방송사의 모바일TV 서비스 일정을 감안, ATSC 모바일 DTV 칩을 6월 말 본격 양산하기로 했다”며 “우리나라가 미국 모바일 DTV 관련 표준 규격과 칩을 먼저 개발·확보함으로써 미국 모바일 DTV용 IT 제품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칩 양산 시점을 놓고 “ATSC가 우리나라의 ATSC-M/H 기술을 표준으로 인정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휴대폰을 중심으로 ATSC 모바일 DTV 칩을 장착하고 향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영역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미국 모바일TV 서비스 시장은 10채널에 월 15달러의 유료서비스인 퀄컴의 미디어플로(MediaFLO)와 한국이 표준을 제안한 무료서비스인 모바일 DTV 서비스로 양분돼 있다. 미디어플로는 미국 이동통신사를 중심으로 서비스가 실시되고 있으며 사용료 기반으로 소비자에게 환영받지는 못하고 있다. 또 휴대폰에 한정돼 수신할 수 있는 단말기 한계도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형 ATSC-M/H 표준은 방송사 주도 기술로 무료의 이점을 살려 모바일TV 시장을 장악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방송사가 모바일TV 방송 시장에 직접 뛰어들어 광고로 수익을 올리는 방식이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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