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안먼(天安門) 사태 발발 20주년을 즈음해 중국 정부가 인터넷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언론 통제에 나선 가운데 중국의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環球時報)가 5일 “중국이 인터넷을 통해 정치 민주화를 실현하고 있다”며 돌연 인터넷을 치켜세우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이 신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서방 언론들은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중국의 정치 민주화가 상당히 진전됐다”며 “정부와 국민이 인터넷을 통해 자유롭게 소통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지린(吉林)성 서기가 4일 네티즌들의 질문에 직접 인터넷을 통해 답변했는데 이런 일은 중국에서 더는 낯선 일이 아니다”라며 “이미 22명의 성 서기들이 이런 방식으로 누리꾼들의 질문에 답변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이어 “10년전 서방언론이 ’중국 붕괴론’을 제기하면서 그 근거로 인터넷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는데 지금 중국은 독특한 인터넷 정치의 새로운 시대에 진입했다”며 “중요한 정책의 입안 과정에서 정부와 국민이 인터넷을 통해 소통하면서 중국은 오히려 서방국가들에 비해 더 발전된 인터넷 정치를 구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서방언론들은 중국의 문제점만 짚어 내려 할 뿐 중국이 바뀌고 있음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서방 기자들이 중국을 진정으로 이해하려면 (중국에 대한)과거의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밝혀 갑자기 인터넷을 찬양하고 나선 속내를 슬그머니 내비쳤다.
중국 당국은 톈안먼 사태 발발 20주년을 앞둔 지난달 말 부정적 뉴스를 보도하지 못하도록 하는 보도 지침을 내리고 진보 성향 매체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는 등 언론 통제에 나섰으며 톈안먼 사태나 티베트 사태 등 중국의 민감한 사안에 대한 서방언론의 비판적 보도에 대해 “중국을 흠집내기 위한 편향적 보도”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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