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리포트]전략적 IT비용 절감

IT 비용을 무조건 줄인다고 해서 고성과(High Performance) 기업이 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접근방법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IT 비용을 제대로 줄이기 위해서는 먼저 IT비용 중 비효율적으로 쓰이는 비용이 얼마나 되고, 이를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문제 개선에 필요하다면 CIO는 과감한 투자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동안 일부 CIO들은 비용절감으로 인한 파급 효과에 대한 고려 없이 비용절감 목표를 부여받고, 일률적인 IT비용 위주의 비용 삭감을 시행해왔다. 이런 경우 단기적으로는 가시적인 비용절감 목표 달성과 IT 운영 업무의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본원적인 경쟁력 및 성장 동력을 잃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경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전략을 바탕으로 효율화와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경기 침체 시 전략적 비용절감을 수행한 고성과 기업을 보면, 경기 회복 후 지속적으로 높은 성과를 달성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소개된 비용절감에 대한 사례 및 방법 대부분은 인력을 줄여 가시적인 성과에만 주력하는 한계를 보였다. 액센츄어는 고성과 기업이 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전략적인 IT비용절감’을 제시하며 CIO들이 알아야 할 전략을 소개하고자 한다.

#위기에서 더욱 빛나는 고성과 기업들

위기 상황에서 차별화된 전략을 바탕으로 효율화와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한 기업들은 효과적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고성과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액센츄어가 1990∼1991년 미국 경기침체 이후 미국 주요 기업들의 투자자본수익률(ROIC)을 분석한 결과, 침체기를 제대로 극복하지 못한 그룹의 경우 이후 상당기간 성과 부진을 겪었으며 이를 잘 이겨낸 그룹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음을 알 수 있었다.

고성과 기업은 단기적으로는 효율화를 통한 비용절감에 집중하되, 절감된 금액의 일부를 전략적 투자로 이어나갔다. 핵심 역량을 파악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강화했으며 차기 아젠다를 중심으로 위기 극복 이후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수행했다. 또한 핵심 역량과 거리가 있고 수익성이 낮은 사업에 대해서는 과감한 혁신을 단행했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반면 저성과 기업은 명확한 목표 없이 장부상의 수익성을 기준으로 일률적인 비용 삭감에만 주력했다. 그 결과 우선순위에 따른 전략적 투자를 할 수 없었으며 역량 강화를 위한 기회 상실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악순환됐다. 또한 실질적이고 합리적인 수준의 구조조정 없이 갈등 요인만 증폭되는 결과를 낳았다.

실제로 경기 침체 시에 전략적 비용절감을 수행한 고성과 기업은 경기 회복 후 지속적으로 높은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월마트의 경우 비즈니스와 IT 분야의 통합 비용절감 프로젝트를 추진해 획기적인 비용절감을 실현했으며 새로운 IT 기술을 이용한 인텔리전트 물류망을 구축해 물류비와 그에 따른 IT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애플과 LG전자의 경우 공급망관리(SCM)를 최적화하고 통합구매 등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였으며,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아웃소싱을 통해 생산원가를 줄일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비핵심사업의 과감한 구조조정과 비용감축을 단행함과 동시에 현명한 투자준비로 고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다. 반면 GM은 수치로 나타나는 비용절감 규모에만 매달리는 비합리적 비용감축으로 투자가 지연되고 성장이 저해되는 악순환을 초래한 경우라 볼 수 있다.

#무조건 잘라내기보단 최적화 필요

CIO는 핵심과 비핵심 분야를 구별해 업무 분석을 통하여 비핵심 영역을 선별하고 이에 대한 혁신 및 개선 과제를 도출해야 한다. 비핵심 사업에 대해서는 아웃소싱 등을 통한 효율화를 꾀하고 인력수요분석에 따른 적정 인력을 배분해 재배치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구체적인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투자회수(ROI) 중심의 비용절감 결과를 경영진들에게 적극적으로 보여주고,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한다. 전사적으로 비용을 증가시키는 주요 요인을 중심으로 비용의 ROI를 분석하고 개선 영향력이 큰 대상부터 절감해야 한다. 비용절감 효과와 그에 따른 핵심 비즈니스간의 영향관계 역시 주의 깊게 고려해야 한다.

체계적인 방법론에 따른 종합적 비용절감을 목표로 비용절감 기회를 도출하고 우선 순위를 설정해 추진 계획 수립 및 모니터링에 대한 일관된 방법론을 통해 체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비용절감에 대한 가시성(visibility)과 합리적인 설명(accountability)이 가능하도록 하여 전사적인 공감과 지원을 통해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략적 IT 비용절감의 기회는 절감 효과를 확보하는 시점과 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단계별로 구분하고 각 단계에 맞게 접근해야 한다.

액센츄어는 전략적 IT비용절감을 3단계로 접근할 것을 권장한다.

첫째, 투자를 최소화하는 단계(Minimize spend)로 가시적인 단기 성과 달성을 위해 공격적으로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전통적인 ‘클린업(Clean up)’ 활동을 통해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최소화하되 단순 비용 삭감에 의한 부작용 발생은 최소화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둘째, IT자산을 최소화(Optimize IT Assets)해 운영 효율화를 위한 합리화 관점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단계다. IT 자산을 통합하고 최적화해 비용을 줄이며 ROI 및 파급 효과에 따라 선택적인 투자를 집행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IT 수행 모델을 재설계하는 단계(Redesign IT Delivery Models)로 중장기 전략적 관점으로 비용절감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 때 IT 프로세스, 운영모델, 아키텍처, 소싱 구조 등을 재설계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미 글로벌 선두 기업들이 액센츄어의 단계별 IT비용절감 모델을 도입해 성과를 입증했다. 반즈앤노블은 단기 비용절감 개선과제(Minimize)를 수행해 정보 사용료와 음성 네트워크 사용료 계약을 재검토한 결과 즉각적으로 1000만달러를 절감했으며 계약 재협상 및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추가적으로 28%의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중기 IT비용절감 개선과제(Optimize)를 수행한 GE파워와 에릭슨은 IT운영 환경 복잡도를 개선하고 IT전산 자원 제어 관리 역량을 강화했으며 IT비용을 절감을 위한 신기술 도입을 검토했다. 그 결과 GE파워의 경우 300대 이상의 서버를 통폐합하고 인프라 관리 툴을 합리화해 1만달러를 투자해 연간 총 1020만달러 이상을 절감할 수 있었다. 에릭슨은 데이터센터 운영 모델을 수립하고 네트워크 및 서버를 통합해 프로젝트 수행기간 동안 2억달러 이상의 비용을 절감하고 프로젝트 종료 후 1년간 추가로 2억달러의 절감효과를 거뒀다.

장기 IT비용절감 개선과제(Redesign)를 수행한 프랑스 이동통신사 오렌지(Orange)와 투자은행 ABN-암로는 IT비용의 지속적인 절감 기반을 확보하고 IT관리 운영 체계를 개선해 IT운영 리스크를 줄이고 좀더 고도화된 소싱 전략을 수립할 수 있었다. 오렌지는 IT거버넌스 체계를 확립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해 장애발생률을 50% 이하로 줄이고 효율성을 20∼30% 증가시켰다. ABN-암로는 IT아웃소싱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 IT운영 모델과 프로세스를 재구축했으며 그 결과 IT운영비의 60%에 달하는 600만달러를 매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전략적 비용절감을 위한 과제

액센츄어의 축적된 경험에 따라 미리 정의된 전략적 IT 비용절감의 단계별 주요 과제는 다음과 같다.

우선 즉각적인 비용절감을 위해 비용지출의 단기적인 검토를 통해 비효율 영역을 파악하고 불요 불급한 내용 외의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 기존 자산의 활용도 제고 방안을 모색하고 기존 조직 및 운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IT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실사하고 IT자산 구매를 합리화하며 IT 비용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다음으로 주요 IT자산 합리화 및 자산 운영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는 가시적인 성과가 명확한 과제를 발굴해야 한다. IT운영상의 비용 불투명성 및 효율을 개선하고 조직 역량 강화 및 IT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서버 및 스토리지를 통합하고 애플리케이션 포트폴리오를 합리화하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표준화해야 한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IT 운영모델 구현을 통한 IT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과제 복잡도가 높아 면밀한 검토 후 실행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이 과제를 실행하면서 IT합리화뿐 아니라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혁신이 동반되어야 하며 주요 IT서비스 표준화도 잊지 않아야 한다. 이 때 아웃소싱 및 셰어드 서비스(Shared Services)을 도입하고 IT 운영모델을 개선하며 프로세스를 혁신해야 한다.

고성과 기업이 경기 불황을 이겨낼 수 있었던 주된 배경은 IT비용절감을 ‘전략적’으로 접근했다는 점이며 CIO들은 여기에 주시해야 한다. 오늘날 CIO는 기존의 최고 IT 담당 임원으로서 익숙한 IT 경계를 넘어 전사 차원의 혁신을 주도하는 최고 혁신 담당 임원(Chief Innovation Officer)로서의 역할을 요구 받고 있으며 혁신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현명한 IT 예산 지출과 전략적인 비용절감 및 활용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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