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 시장경보조치도 소용없다.’
올해 주가가 오르면서 불공정거래 징후가 포착된 종목을 투자자들에게 알려주는 시장경보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테마주로 분리된 종목의 경우 투자경고·위험 등으로 분류돼도 주가가 더 오르는 경우도 있어 실효성 지적이 일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5월 동안 3일간 주가가 20% 이상 단기 급등했거나 거래가 소수 계좌에 집중돼 평균거래량이 3만주를 넘어 투자경고를 받은 코스닥 종목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73% 늘어난 63건을 기록했다. 작년에 단 한 건도 없었던 거래정지 종목도 나타났다. 투자경고보다 윗 단계인 투자위험 종목은 지난해에는 단 한 건이었으나 올해엔 이미 3건이 발생해 투기거래 행태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낮은 단계인 투자주의도 3338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2800여 건에 머물렀던 데 비해 450건(13.48%)이나 증가했다.
한편 대표적 녹색 테마주인 삼천리자전거는 지난달 8일, 에이모션은 12일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바 있다. 그러나 삼천리자전거는 당일 잠시 주춤했을 뿐 바로 다음날부터 5거래일 동안 상한가를 치며 1만3900원(67.4%)이 올랐다. 에이모션은 투자경고 지정 당일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다. 9거래일 동안 상승 추세를 이어가며 1080원(51.5%)이 오른 뒤에야 잠잠해졌다.
지난달 13일 1520원을 기록하고 투자경고로 지정된 에이티씨라이프는 19일 275원 오른 1795원으로 마감했다. 테라리소스도 지난달 18일 1665원에서 투자경고를 받았지만 21일 2165원이나 된 후 한풀 꺾였다.
최근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된 메가바이온은 지난달 15일 이후 13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급등세를 보였다. 이 기간 주가는 4배가량 급등했다.
이 같은 이유는 올해 코스닥 시장이 단기 과열됐기 때문이다. 임진균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유동성 장세로 인해 바이오주 등 테마주에 대한 묻지마 투자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며 “경고 조치에도 식지 않는 주가는 과열을 경계하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경고나 위험 종목으로 지정되는 것이 주가 오름세의 신호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며 “코스닥 시황이 불안정해 경보 제도가 많이 발동하고 있는데 시장감시본부에서 철저히 감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욱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팀장은 “이런 사태를 방지하고자 경고 및 위험 종목들의 신용거래를 막는 등의 정책을 펴고 있다”며 “앞으로도 시세 관여 등의 불공정거래가 없었는지 철저히 조사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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