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우린 노키아폰 별로예요"

 세계 1위 휴대폰업체 노키아에 대한 10대의 평가가 갈수록 박해지고 있다. 10대가 선호하는 매력적인 휴대폰이 부족한 것이 이유로 꼽혔다. 또 브랜드 선호도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한계단씩 순위가 상승한 반면 모토로라는 3단계나 하락했다고 4일 로이터가 전했다.

 커뮤니티사이트 해보호텔이 30개 나라, 10대 11만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장 좋아하는 휴대폰 브랜드로 노키아를 꼽은 10대들은 21%에 불과했다. 1년 전 같은 조사에서 집계된 29%에서 8%포인트나 감소했다. 캐롤리나 밀라네시 가트너 연구원은 “선호 순위의 하락은 노키아가 ‘멋진(cool)’ 휴대폰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테로 키티넨 GC리서치 연구원은 터치스크린폰의 출시가 늦어지면서 노키아의 인기가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LG전자의 ‘쿠키폰’ 처럼 한국업체들이 재빠르게 젊은 층을 공략한 저가 터치스크린폰을 내놓고 있다”며 “노키아가 속도를 내서 가능한 빨리 저렴한 터치폰을 내놓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키아는 터치스크린폰으로 출시한 첫제품 ‘5800’을 올해 1분기 동안 260만대 팔았다. 하지만 이후 대중 시장을 겨냥한 저가 터치폰은 내놓지 않고 있다. 테로 키티넨 연구원은 “5800은 노키아가 세계의 젊은이들을 공략하는 좋은 신호탄이지만 후속 제품이 당장 나와줘야 한다”며 “한국업체들은 한달에 한번 꼴로 새 터치폰을 쏟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키아가 주춤한 틈을 다 우리나라 업체들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노키아는 지난해 휴대폰 시장 점유율 39%로 여전히 1위를 지키고 있다. 올리페카 칼라수보 노키아 CEO는 노키아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노키아라는 이름 만으로 코카콜라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를 압도하겠다는 심산이다. 최근 미국에서 실시된 조사에서 노키아의 브랜드가치는 359억달러로 평가됐다. 브랜드 평가 가치 5위로, 미국 기업이 아닌 업체로는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한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점유율은 36%로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과 LG는 19%, 10%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탔다. 모토로라·소니에릭슨이 6%, 5%로 뒤를 이었다. 스트래티지애날리틱스(SA)의 닐 모우스톤 연구원은 “나이 어린 휴대폰 이용자들은 오피니언리더, 트렌드리더가 될 수 있어 매우 중요하다”며 “(시장 조사 결과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이 지난 몇년간 훨씬 치열해졌음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또한 “노키아가 시장 점유율을 잃지 않으려면 즉각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0대가 선호하는 휴대폰 브랜드 2위는 19%를 얻은 소니에릭슨이 차지했다. 지난해 21%에서 다소 떨어졌다. 삼성·LG·애플이 차례대로 그 뒤를 이었고, 지난해 3위였던 모토로라는 6위로 주저 앉았다. 번스타인의 피에르 페루가 연구원은 “모토로라의 추락과 소니에릭슨의 버티기 모두 재밌는 현상”이라고 전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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