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국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사진>이 “국내 스마트그리드는 ‘미국식 모델’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저녁 서울 청담동 프리마호텔에서 열린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주관 ‘제2기 저탄소·녹색성장 특별과정’에 강사로 참석해서다. 이날 김 위원장은 “스마트그리드 산업을 반도체나 조선, 자동차처럼 수출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기위해서는 미국형 스마트그리드를 우리의 표준으로 삼아야만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정부가 스마트그리드 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작업중인 로드맵의 비전과 목표를 비롯해, 관련 기술개발과 수출전략 등이 모두 ‘미국형 스마트그리드’에 맞춰 일괄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여전히 높다. 지난 2003년 국가 재앙급 대규모 정전사태를 겪은 미국은, 이후 신뢰성과 안정성을 가진 전력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현대화·지능화된 송·배전시스템 구축을 스마트그리드의 핵심목표로 삼고 있다.
반면, 전력인프라의 안정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의 스마트그리드는 전력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가격·사용 정보를 교환, 에너지효율을 최적화하고 전력수요를 분산시키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우리와 추진 배경이 전혀 다른 미국 방식을 굳이 따라야할 명분이 없다는 게 독자모델 주창자들의 논리다.
이밖에, 현재 ABB와 지멘스, 아레바 등 유럽계 중전기기 업체들이 전세계 스마트그리드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EU 방식을 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아, 오는 11월 발표 예정인 로드맵 수립 과정에서 격론이 예상된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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