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최고경영자(CEO)들이 연이어 정치판에 뛰어들 태세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캘리포니아주의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사업가들이 경영수완과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속속 정치 입문을 추진하면서 강력한 정치세력으로 급부상했다고 21일 보도했다.
실리콘밸리의 CEO들은 과거 정치판에서 주로 돈 줄 역할을 맡아왔으나 이제는 직접 기업인으로서의 화려한 이력과 자금력을 무기로 정치인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2010년 실시될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는 직업 정치인들이 아닌 실리콘밸리 CEO 출신들의 정계입문 각축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술을 개발한 실리콘밸리의 스냅트랙을 10억달러(약 1조2450억원)에 퀄컴에 매각한 기업가 스티브 포이즈너와 e베이의 CEO 출신인 맥 휘트먼은 공화당 후보로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도전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이들은 기업인 출신답게 선거에 필요한 정치자금을 스스로 조달하고 있다. 포이즈너는 350만달러, 휘트먼은 280만달러를 이미 자신의 선거캠페인에 투입했다.
이들은 정치판에 뛰어든 실리콘밸리 사업가들의 막대한 부와 워싱턴 정가에서의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정치적 파워가 주 남쪽의 할리우드에서 북쪽의 실리콘밸리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 지역 정보기술(IT) 기업들을 위한 로비그룹인 테크넷의 짐 홀리 대표는 “점점 더 많은 기업인이 자신의 회사에 대한 정치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면서 정치판에 뛰어들거나 정치와 관련을 맺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에 직접 뛰어들지는 않았지만 구글의 CEO인 에릭 슈미트는 대통령선거에서 버락 오바마를 도왔고, 지금은 과학·기술분야 자문역을 맡고 있다. 휴렛팩커드의 전 최고경영자인 칼리 피오리나는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존 매케인의 경제 자문역이었다.
민주당의 정치자금 컨설턴트인 저스틴 뷰얼은 “실리콘밸리는 막대한 자금과 창업가들을 거느리고 있다”면서 “사업을 성공으로 이끈 기업가정신이 정치판에서도 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권자들도 화려한 CEO 경력을 가진 후보들이 사업에서 수완을 보인 것처럼 정치판에서도 문제 해결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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