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의 경쟁자로 꼽히던 일본 엘피다메모리가 지난 1분기 세계 D램 시장에서 업계 4위로 한 계단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엘피다가 3위에서 밀려난 건 약 3년 만의 일로, 미국 마이크론이 엘피다의 자리를 꿰찼다.
11일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1∼3월) 엘피다는 세계 D램 시장에서 14.2%를 점유, 같은 기간 14.6%를 점유한 마이크론에 밀려 업계 4위를 기록했다. 1위는 34.3%를 점유한 삼성전자였으며, 21.6%를 차지한 하이닉스가 2위를 기록했다.
경기침체에 따른 D램 시장악화로 거의 모든 업체들의 매출이 줄었지만 엘피다는 상위 업체들 중 감소폭이 가장 커 순위에 변동이 생겼다. 작년 4분기 대비 삼성전자, 하이닉스, 마이크론의 매출 감소율은 모두 20% 미만이었던 데 반해 엘피다는 26.7%가 감소해 15.4%가 준 마이크론에 역전 당했다.
마이크론과 엘피다는 현재 1∼3월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마이크론은 11월 말 결산법인이며 일본 엘피다의 실적 발표는 12일로 예정돼 있다. 하지만 아이서플라이가 추산한 결과 마이크론과 엘피다의 1분기 D램 매출은 각각 4억8400만달러, 4억7100만달러로 11억달러의 삼성전자는 물론 7억달러의 하이닉스와 큰 차이를 보였다.
이에 따라 세계 D램 업계의 구조 개편이 한창이지만 국내 기업들이 지배력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엘피다가 대만의 D램 업체들과 연합해 하이닉스와 경쟁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난야가 이미 엘피다와의 협력을 보이콧 했고 프로모스와 파워칩이 가세한다 해도 이들 회사는 분기 매출이 1억달러도 안 돼 업계 2위인 하이닉스를 따라잡기 힘겨워 보이기 때문이다.
단 마이크론에 대한 경계의 끈은 더욱 조일 필요가 있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11월 대만 이노테라의 지분을 인수한 뒤 이노테라가 기존 보유하고 있던 트렌치 설비를 스텍설비로 전환 중이어서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이서플라이의 김남형 수석 애널리스트는 “관건은 얼마나 빨리 이노테라의 설비를 전환 하느냐에 달려 있지만 마이크론은 가까운 시기에 시장 점유율을 늘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이닉스·엘피다와의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1분기 세계 D램 수요는 4분기보다 20.1% 감소했으며 메가바이트 당 평균 가격은 8% 줄었다고 아이서플라이는 분석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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