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자 검색은 잊어라’
검색이 진화하고 있다. 문자텍스트가 지배하던 검색 세상에 이미지 검색을 내세우는 신생 업체들이 속속 출현하면서 ‘읽는’ 검색에서 ‘보고 느끼는’ 검색으로 변화하고 있다.
22일 포천은 이미지의 시대, 새로운 검색 세상을 앞당기고 있는 사진·영상 검색의 트렌드를 소개했다. 최근 몇 년간 웹 상에 떠도는 사진·영상 등 이미지 관련 파일은 엄청나게 증가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한 검색은 여전히 문자 기반(text-based)에 머무르고 있다.
사이트를 찾기 위해 검색 창에 문자를 넣으면, 문자로 표현된 사이트의 정보와 마주치게 된다.
사진이나 영상을 찾을 때도 마찬가지다. 구글의 이미지 검색 같은 특화된 카테고리를 따로 설정하지 않으면, 검색 결과는 역시 온통 글자로 나타난다.
이미지를 원하는 인터넷 사용자와 기존 검색 업체가 제공하는 서비스 사이의 이같은 균열을 틈타 신생업체가 등장하고 있다.
쿨리리스(Cooliris)는 플러그인 브라우저를 통해 이미지와 영상을 검색해주는 사이트다. 검색창에 문자를 입력하면 수십개의 사진이 깔끔하게 정렬된다. 검색 결과를 더 보기 위해 계속 마우스를 클릭할 필요도 없다. 사진이 펼쳐진 검색 결과를 마우스로 드래그하면 검색된 수백, 수천개의 사진들이 재빨리 지나간다. 사진을 클릭하면 곧바로 사진이 확대되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가 눈길을 끈다. 구글·야후·페이스북·플리커 등이 수집한 정보를 검색 결과에 활용한다.
아직 베타서비스 중인 이 사이트는 하루에 1000만명이 넘는 사용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플로그인을 다운받는 건수는 하루에 5만건 이상이다. 쿨리리스는 이번달 벤처캐피탈 클라이너퍼킨스·DAG벤처스·웨슬리그룹·T모바일의 T벤처스로부터 1550만달러(약 210억원) 투자를 따내며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서치미(Searchme)도 눈여겨 볼 사이트다. 서치미는 검색 결과 사이트의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일반 검색 사이트에서 오라클의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인수 기사를 찾으면 문자로 된 기사가 위에서 아래로 정렬된다. 내용을 보기 위해서는 클릭해서 들어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서치미는 텍스트를 담고 있는 사이트의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더 빨리 원하는 정보를 찾게 해준다. 검색 시간도 줄어든다. 서치미는 직접 개발한 검색 엔진을 사용한다. 기존 검색 사이트와 사업 모델도 같다. 키워드 검색 광고를 판매한다.
구글이 검색 시장의 70% 가까이를 독점한 가운데 이들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낼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구글도 최근 이미지 검색 카테고리에 ‘유사 이미지 검색’을 도입하는 등 관련 시장 잡기에 분주하다.
하지만 서치미의 창업자이자 CEO인 랜디 아담스는 “구글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것이 오히려 재밌다”고 말한다. “작은 부분이지만 시장에 균열을 일으키는 데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답이다.
전문가들은 문자 검색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이 검색 습관을 바꾸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랜디 아담스 서치미 CEO는 “조사 결과 사용자들이 이미지 검색 사이트를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데 약 두 달이 걸렸지만 한번 익숙해지면 열광자가 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쿨리리스 측도 “매달 페이스북에는 약 8억5000만 건의 새로운 사진이 올라온다”며 “이미지 콘텐츠가 급격히 늘면서 사람들이 이미지를 빠르게 찾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답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