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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한국은 일본과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에서 극적인 명승부를 펼쳤다. 비록 준우승이었지만 지난 1991년 한일 슈퍼게임과 비교하면 18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 일본을 가슴 조리게 할 실력을 갖추게 됐다.
부품사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야구에서 일본이 한국에 맛보았을 당혹감을 최근 전기전자부품 분야에서 일본기업이 느끼고 있다면 지나친 말일까. 과거 전자부품에서 한국기업과 기술격차를 바탕으로 독점적 지위를 누리던 일본기업들은 최근 그 격차가 줄어들고 있음에 놀란다. 또, 기술격차가 유지되고 있는 분야도 점점 차이가 줄고 있다. 이제는 오히려 국내기업이 먼저 신제품·신기술을 내놓는 일도 많다.
게다가 최근 엔화강세 현상으로 일본기업은 악전고투 중이어서 앞으로 양국기업의 소리 없는 전투는 보다 격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야구와 마찬가지로 핵심 부품 및 원천기술을 보유한 일본의 경쟁력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장기레이스에서 본다면 한국은 일본의 저력과 저변을 계속 벤치마킹해나가야 할 것이다.
앞으로 양국기업은 지금까지 일방적인 무역역조 현상에서 벗어나 저가·고품질의 한국 부품과 기술력에서 우위를 가진 일본이 핵심소재·부품에서 균형감 있는 윈윈 전략을 펼쳐야 한다. 양국의 지리적 여건과 자유로운 통신환경 등을 고려하면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참관하는 기업들 중에서는 한국 부품을 구매하기 희망하는 일본기업의 수가 예년에 비해 많이 늘었다. 이는 과거보다 성장한 한국 부품산업의 기술을, 일본기업이 스스로 인정한 결과다.
많은 일본기업이 한국에 뒤지지 않기 위해 새로운 기술과 소재를 선보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선의의 경쟁은 양국 간의 부품소재 발전에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번 전시회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차유섭<교세라 전자부품사업부문 한국지사장> jakecha@kor.ked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