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사업비 5조원이 넘는 초대형 국책사업인 첨단의료복합단지(이하 첨복) 입지 결정이 상반기로 임박한 가운데 지자체의 막판 유치 경쟁 또한 불을 뿜을 전망이다.
7일 관련기관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중순께 열리는 첨복위원회 3차 회의에서 입지 평가기준 등을 최종 확정한 뒤 오는 6월까지 입지선정을 끝내는 등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첨복 조성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그동안 단지 조성 유치에 관심을 보여온 부산·대구·대전·광주·강원 등 전국 지자체가 전열을 재정비해 막판 유치활동에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특히 각 지자체는 후보지 선정에 이어 세부적인 의료산업 육성계획까지 미리 발표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였다. 특정지역 낙점설 또는 분산배치설까지 나돌아 상당한 후유증을 예고했다.
◇지자체, 막판 유치활동 점화=인천은 송도 5·7공구에 첨복을 조성하기로 하고 100만㎡ 규모의 용지를 마련했다.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국내 주요 대학이 연구소와 전문의료기관들을 설립하기로 협약을 체결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전시는 첨복 유치를 위해 대덕특구 2단계 개발지구에 30만평 규모의 용지를 확보했다. 이 용지가 전국에서 1시간대로 접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덕R&D특구 역량 및 인프라와 연계하면 최적의 조건을 갖춘다는 점을 집중 부각했다. 충북도는 오송생명과학단지의 입지 당위성을 적극 알리고 있다. 오송단지는 국내 유일의 국가생명과학단지인데다 인근 오창과학산업단지와 연계하면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점을 장점으로 제시했다.
대구와 경북은 일찌감치 대구 수성구 경제자유구역 내 의료지구 및 포항 지곡동 R&D단지에 분산 조성한다는 계획과 유치사업제안서까지 마련해놓고 있다. 또 오는 19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첨복 단지 유치기원 시도민 걷기대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부산과 울산, 경남 등의 지자체는 3각 합동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경남 양산시 상북면 부산대 양산병원 인근 100만㎡ 용지를 확보하고 첨복이 동남권에 들어서야 한다는 당위성을 역설하고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최근 용역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2010년 완공예정인 광주첨단과학산단 2단계 용지를 후보지로 낙점하고 전남 화순의 신약분야와 특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강원 원주시도 강원테크노파크·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강릉과학산업진흥원을 총동원해 의지를 보였다.
◇왜 나서나=첨복을 유치한 지자체는 ‘꿈의 산업’으로 불리는 신약개발 등에 나서 일거에 의료산업 메카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특히 오는 2038년까지 시설운영비 1조8000억원, R&D비 3조8000억원 등 총 5조6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것도 매력이다. 단지에는 신약개발센터와 동물실험센터, 병원, 임상시험센터 등 의료산업 발전에 필요한 기관이 한꺼번에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10만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 연관 의료산업의 확산 등 경제적 효과가 커 지자체들이 유치에 열을 올린다.
지자체 관계자는 “기업 및 투자유치를 위해 해외까지 뛰어다니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기관·연구소 등을 한꺼번에 유치할 수 있는 첨복은 결코 놓칠 수 없는 사업”이라며 “입지평가기준이 마련돼 용지 공모절차에 들어가면 유치경쟁이 극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쟁과열 후유증 예고 불보듯=사업이 1년여 이상 장기 표류한데다 지자체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지자체 사이에서는 ‘특정 지역이 내정됐다’ ‘분산배치하기로 결정됐다’는 식의 근거 없는 주장까지 나돌았다. 그중 의료기기와 신약개발, 의료 서비스 등으로 권역별 또는 정치적으로 분산배치될 것이라는 소문이 그럴싸하게 퍼졌다.
정부 관계자는 “국토연구원 용역 중간보고회에서 첨복을 한군데에 집적하거나 각 지원시설을 분리 배치하는 두 가지 방안이 보고됐지만 아직 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다”면서 “배치 방식뿐만 아니라 선정평가단 구성, 공모방식, 점수 배점 등을 종합적으로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해 국가 미래를 위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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