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작년 매출·영업익 급락 ‘깊어가는 한숨’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한계상황에 내몰린 소상공인들의 경영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소상공인 500인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소상공인 경영실태 및 애로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84.8%가 최근 경영 여건을 ‘예년보다 어렵다’고 응답했다. 소상공인들이 겪고 있는 애로 사항은 ‘매출 감소’가 60.4%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원자재가 상승(12.2%)’ ‘자금난 심화(11.8%)’ 등의 순이었다.

소상공인들의 경영 애로는 매출액·영업이익·상시종사자수를 통해 명확하게 나타났다. 작년 업체당 평균 연매출액은 65억1200만원으로 전년도 71억800만원에 비해 8.4% 줄어들었으며, 평균 영업이익도 8억7100만원으로 전년도 9억7900만원에 비해 11.0%나 감소했다. 또, 평균 상시 종사자수도 2007년 3.72명에서 작년 3.51명으로 줄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불황의 지속으로 매출은 줄어들고 있는 데 반해 원자재 가격과 임대료 등 비용은 인상되고 있어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작년 하반기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의 실적만 분석한다면 더 나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자금 사정도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소상공인들의 77.2%가 자금 사정이 ‘어렵다’고 응답했으며, 자금 사정의 어려움은 주로 ‘판매 부진(66.3%)’과 ‘판매대금 회수 지연(12.4%)’ ‘신규 대출 어려움(7.5%)’ 등에 따른 것으로 조사됐다.

전반적인 경기에 대한 향후 전망도 밝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소상공인들의 75.4%(매우 악화 15.6%, 다소 악화 59.8%)가 올해 전반적인 경기가 ‘전년도보다 악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소상공인 두 명 중 한 명(55.8%)은 극심한 불황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으로 ‘비용 절감’을 주로 활용하고 있었고, ‘판촉전략 추진(26.2%)’ ‘인력 감축(4.8%)’이 그 뒤를 잇고 있었다. 한편, 대응 방안을 전혀 찾지 못하고 있다는 소상공인도 3.6%나 있었고, 전업·폐업 등을 추진하고 있는 소상공인 비중도 2.0%를 차지해 영세소상공인에 대한 지원방안 강화가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정부가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정책자금과 신용보증 규모를 늘리고 유동성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현장의 소상공인들은 정부 지원제도에 대해서 59.6%가 ‘잘 모른다’고 응답해 소상공인지원제도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소상공인지원제도를 알고 있다고 응답한 소상공인들도 정부의 자금지원 규모(연간 5000억원, 1인당 5000만원 한도)에 대해 67.3%가 ‘부족하다’고 응답해 자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해소하기에는 충분치 못하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뤘다.

소상공인들은 정부가 가장 시급하게 추진해야할 과제로 ‘자금 및 보증 지원 확대(55.4%)’를 꼽았으며, ‘세제 지원(29.4%)’, ‘소상공업관련 규제 개선(6.0%)’ 등의 과제가 추진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정부가 최근 추경예산안을 내놓고 소상공인에 대해 정책자금과 신용보증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생각된다”며 “조속히 국회를 통과해 극심한 불황에 허덕이는 소상공인들의 숨통을 트여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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