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쌈짓돈 뺏는 e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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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계 프로그램 개발자들에게 ‘꿈의 장터’로 인식돼온 애플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장터 ‘앱스토어’가 부적절한 계약 관행 등을 이유로 개발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최근 애플의 성공에 힘입어 마이크로소프트·노키아·삼성전자·SK텔레콤·KT 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제2, 제3의 ‘앱스토어’ 개설을 선언한 가운데 이같은 논란이 국내 개발자에게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가혹한 환불 규정 도마=29일 포천은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된 애플리케이션 숫자가 3만 개를 돌파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최근 애플의 부당한 계약 관행을 둘러싼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천이 지적한 문제점은 △개발자에게 가혹한 환불 규정 △프로그램 등록 승인 지연 △수익 배분 지연 △복제 프로그램에 대한 관리 소홀 등이다.

 특히 환불 규정과 관련해 같은날 IT 전문 웹사이트인 테크크런치는 ‘개발자를 도산시킬 수 있는 애플 앱스토어 환불 정책’이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애플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애플리케이션 판매 수익금 중 70%를 개발자에게 배분해주고 30%를 챙기는데, 고객의 환불 요구가 있을 경우 애플은 책임을 지지 않고 환불 금액의 100%를 개발자가 물도록 했다. 테크크런치는 “애플이 개발자들을 쓰레기(dirt) 취급한다”며 “애플의 이 규정은 명백히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복제 프로그램 관리도 허술=또 포천은 최근 앱스토어에 정식 등록된 프로그램을 똑같이 베껴 앱스토어에 등록하는 개발자들이 여럿이지만 애플이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실제로 인기 프로그램인 ‘터치스캔프로’는 이전에 등록된 ‘터치프로’를 복제한 것이며, 유료 프로그램인 ‘아이콥터’ 개발자는 자신의 프로그램과 동일한 ‘콥터프리’가 무료로 배포돼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또 개발자들은 애플이 수익금을 45일내에 배분해야 하는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으며 등록 신청한 게임을 승인해 주는 데도 수개월이 소요된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MS 윈도모바일 장터도 ‘시끌’=4분기 정식 서비스를 앞둔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모바일 마켓플레이스에서도 유사한 논쟁이 빚어졌다.

 MS의 모바일윈도팀 관계자는 트위터를 통해 개발자들에게 5차례 애플리케이션 등록기회를 무료로 제공하는 초기 프로모션을 통해 애플리케이션 업그레이드나 업데이트가 발생할 경우 이를 애플리케이션 등록횟수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개발자들은 “비록 프로모션과 관련된 방침이지만 결국 실제 유료 서비스에도 같은 원칙을 적용하지 않겠냐”는 우려를 표명했다. 개발자들의 예상이 현실화될 경우 MS는 5개를 넘는 애플리케이션 등록은 물론이고 업데이트시에도 추가로 요금을 내야한다.

 ◇국내 개발자 영향 아직은 미미=이같은 부당한 개발자 처우 논란과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애플의 까다롭고 폐쇄적인 등록 정책 때문에 비공인 앱스토어인 ‘사이디아 스토어(cydiastore)’ 등이 속속 문을 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국내에서 최근 앱스토어에 프로그램을 올리고 있는 개발자들은 ‘아직 피부로 느낄만한 피해는 없었다”는 반응이다.

 앱스토어에 18개의 프로그램을 올린 이찬진 드림위즈 사장은 “애플 환불 규정은 익히 알고 있지만 불공정 여부를 판단내리긴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최근 앱스토어에서 게임 프로그램으로 대박을 낸 한 개발자는 “계약 규정으로 피해를 입은 적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김유경·이정환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