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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배드민턴을 친다. 10분도 채 안 돼 딸이 한숨을 쉰다. “아빠는 언제 들어와요?” 나랑 치는 배드민턴은 재미가 없단다. 배드민턴의 셔틀콕을 서로 주고받고 해야 하는데, 세 번 이상을 이어가지 못하고 공을 주으러 다니니 그럴 만도 하다. 반면에 아빠와 칠 때는 어떤 방향으로 공을 보내도 받아치기 때문에 아슬아슬하면서도 경기를 하는 맛이 난다는 것이다.
시련 역시 초보와 배드민턴을 치듯이 예측하지 못한 방향에서 날아온다. 어느 때 어떤 속도로 닥쳐올지 모른다. 조금만 예측에서 벗어나도 셔틀콕을 놓쳐버리고 헛손질을 하는 초보가 있는 반면에 숙련된 선수는 어느 쪽에서 셔틀콕 같은 시련이 날아와도 잘 받아친다.
호환마마보다 무섭고 암보다 심각한 병이 우울증이란다. 우울증은 슬픈 일이 지속될 때 헤어나오지 못하고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히는 병이다. 타워팰리스 옆에 사는 사람이 더 가난을 체감하는 것처럼, 상대적 빈곤감과 심리적 압박감은 우울증의 원인이 된다. 우리를 침몰시키는 것은 최고급 승용차가 없어서도 아니고 멋들어진 아파트가 없어서도 아니다. 그것이 없다고 절망하는 부정적인 생각이 우리를 절망하게 한다. 부정적인 생각은 독극물처럼 스며들어 면역체계를 약화시키고 살아야 할 이유를 삼켜버린다.
부정적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있도록 생명력을 키우자. 강이 다 타들어가고 말라버렸으면 태양 탓을 하고 세상 탓을 할 것이 아니라 더 깊고 더 넓게 우물을 파야 한다. 고통이 없게 해달라고 기도할 것이 아니라 고난을 견뎌낼 힘을 달라고 기도하자. 다양한 방면에서 날라오는 슬픔과 조바심과 두려움을 잘 받아치는 것이 경쟁력이다. 웬만한 공격에도 크게 안 뛰고 여유 있게 받아 쳐주는 배드민턴 선수처럼 말이다.
기업교육컨설팅 ‘파도인’ 대표 toptmr@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