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서기 2033년, 서울 어느 대학교 캠퍼스에서 한 학생이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의 주변에는 아무도 없다. 30년 전 휴대폰 사용자가 이어폰을 꽂고 통화할 때와 비슷한 모습이지만 그의 귀에는 이어폰이 없다. 물론 손에는 휴대폰도 들려 있지 않다. 대신, 그의 눈 옆에 부착된 조그만 디스플레이 창과 팔에 문신처럼 밀착된 인터페이스가 이를 대신한다.
불과 20여년 후 일명 ‘타투(문신)’로 불리는 무선 통화 기기가 거리를 활보할 전망이다.
50년 전 세계 최초의 휴대폰인 모토로라 다이나택8000X가 등장한 뒤 휴대폰은 무한 진화를 거듭해 왔다. 최근 휴대폰은 단순 통화를 넘어서 PC와 엔터테인먼트 기기 역할을 모두 망라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 휴대폰은 한층 심플한 디자인에 인간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기능에 초점을 맞출 듯하다.
모토로라 디자인센터 CXD(Consumer eXperience Design)가 최근 진행한 ‘2033년의 휴대폰 글로벌 프로젝트’는 이러한 상상을 좀더 구체적인 그림으로 제시했다.
이 회사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래 휴대폰은 임베디드 기술 덕분에 마치 신체와 감각의 연장처럼 진화할 전망이다.
한국에 위치한 모토로라 CXD 서울이 제시한 ‘텐더(Tender)’는 만화 속에서나 가능했던 ‘행복한 상상’을 현실로 보여준다. ‘텐더’는 우산 모양의 초경량 위성 모바일 기기로 하단에 마이크로 추진 시스템을 내장해 사용자 주변을 둥둥 떠다닌다.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를 통해 사용자에게 다가올 위험을 미리 경고한다. SF 영화에서 본 듯한 휴대폰 모델이 하나 둘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링(RING)’은 두 개의 반지가 맞물린 모양의 휴대폰이다. 한 개의 링만 끼면 개인정보 기기로 작동하며 두 개의 링을 끼고 손을 귀에 대면 휴대폰이 된다.
통화나 메시지를 수신하면 반지와 팔찌가 이어진 모양의 디스플레이를 타고 조명이나 홀로그래픽 이미지가 움직이는 ‘엑소(EXO)’도 눈에 띄는 모델이다.
손바닥을 자신이 향하도록 하면 메시지가 수신되고 손을 귀에 갖다대면 통화를 할 수 있다.
일본식 종이접기를 뜻하는 ‘오리가미(ORIGAMI)’는 형태와 기능을 결합한 휴대폰이다. 탄소 나노튜브와 센서로 구성된 막으로 만들어져 사용자가 접는 형태에 따라 감각, 커뮤니케이션, 기록, 공유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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