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에릭슨, 4G 통신장비 개발 포괄적 협력

  KTF가 다국적 통신장비업체인 에릭슨과 4세대(G) 이동통신시대 개막을 대비해 4G 기술 개발에 협력키로 하는 내용의 포괄적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지난주 에릭슨 회장 방한에 맞춰 이뤄진 두 회사간 MOU는 한국 WCDMA시장을 주도해온 업체와 세계 롱텀에볼루션(LTE) 장비업계의 선도업체인 다국적 기업간 협력이라는 점에서 그 배경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 두 회사간 MOU의 명칭은 ‘신개념 무선기술에 대한 타당성 공동협력’으로, 사실상 4G 기술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협력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15일 방송통신위원회와 KTF·에릭슨·KT 관계자들에 따르면 칼 헨릭 스반버그 에릭슨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한 13일에 맞춰, KTF와 에릭슨이 4G시장 협력을 골자로 하는 포괄적 MOU를 교환했다.

이날 MOU에 대해 KTF와 에릭슨 측은 MOU 교환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관례적인 이통서비스사업자와 장비업체간 포괄적 협력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KTF 관계자는 “이번 협력은 WCDMA와 LTE를 결합한 겸용 기지국 장비 기술 개발이 목적으로, 아직은 큰 틀의 포괄적 MOU지만 향후 협력 내용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KTF로서는 WCDMA+LTE가 조만간 다가올 통신발전의 추세로 보고, 이와 관련 겸용 기지국 장비 기술 개발에 협력키로 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에릭슨은 현재 카드만 교체하면 WCDMA와 LTE에 모두 대응할 수 있는 기지국 장비 기술을 확보해 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이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WCDMA 장비를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부품 교환만으로 LTE에 대응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두 회사의 이번 협력이 WCDMA+LTE에 초점이 맞춰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MOU 목적을 포괄적인 차세대 4G 기술 협력으로 한 배경과 관련해 업계는 ‘KTF가 KT와의 합병을 앞두고 정부 차원에서 신성장동력으로 밀고 있는 와이브로를 포함해 다각도의 협력 가능성을 기저에 깔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즉, WCDMA와 LTE를 결합한 겸용 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하되, 향후 기술과 시장 동향에 맞춰 언제든지 와이브로를 포함하는 기술 개발에도 협력할 수 있다는 모양새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WCDMA에 LTE를 결합하는 추세는 음성은 WCDMA로 가면서 처리 용량이 부족한 데이터 부문 서비스에 LTE를 도입해 용량을 키워나가겠다는 포석으로, 결국 4G를 당분간 WCDMA의 대체제가 아니라 보완제로 활용하겠다는 차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WCDMA에서 활용하는 주파수의 일정 영역을 LTE로 전환하면 서비스 처리 용량을 크게 늘릴 수있다.

따라서 이번 두 회사의 MOU는 WCDMA와 와이브로서비스의 중간단계로 LTE 도입을 고민하고 있는 KT와 LTE장비를 한국 4G시장에 판매하려는 에릭슨의 의도가 맞아 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에릭스 회장 일행의 방한이 한국 LTE 시장에 대한 구애에 맞춰져 있다는 분석은 칼 헨릭 스반버그 에릭슨 회장 일행의 행보에서도 읽을 수 있다. 에릭슨 회장 일행은 방한 첫 일정으로 국내 통신사업자들 중 4G 기술로 LTE 도입할 가능성이 제일 높은 LG텔레콤 정일재 사장을 만났다. 또 칼 헨릭 스반버그 회장은 오후에 KT 이석채 사장을 만나 국내 통신환경 변화 등에 대해 논의했다.

또 함께 방한한 토비욘 포스네 선임부사장은 형태근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을 만나 와이브로에 비해 LTE시장이 세계적으로 더 크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LTE에 대한 우리 정부의 관심을 요청했고, 한국의 LTE 주파수 부여 계획 및 일정에 대해서도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국이 LTE를 적극 육성할 경우 한국에 대한 투자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규호·홍기범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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