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자재료 전문업체와 유럽 굴지의 화학회사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 온 LCD 패널 핵심 재료를 공동 개발하는 데 성공하고, 양산체제를 갖추기 위해 국내에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재료 전문업체인 네패스(대표 이병구)는 다국적 화학기업인 벨기에 ‘솔베이’와 공동으로 LCD 패널의 컬러필터(CF)용 컬러 피그먼트와 페이스트 생산 합작법인인 ‘이리도스’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양사 대표는 최근 솔베이 본사에서 초기 자본금 25억원에 50 대 50의 지분 비율로 이르면 다음 달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데 최종 합의했다. 국내 합작법인은 공동 경영체제로 끌어가기로 했다.
네패스와 솔베이는 지난 2006년 1월 첨단 재료기술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한 뒤 3년여간 연구개발(R&D) 끝에 최근 첫 작품으로 CF용 컬러 피그먼트 및 페이스트 개발에 성공했다. 컬러 피그먼트와 페이스트는 LCD 패널의 색상을 구현할 수 있는 핵심 원재료다. 지금까지 일본 미쿠니와 독일 바스프 등 외국기업이 거의 전량 공급해왔다.
양사는 솔베이사의 피그먼트 기초 기술과 네패스의 전자재료 응용기술을 결합해 CF용 핵심 재료를 개발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합작법인인 이리도스가 첫 양산을 목표로 하는 제품은 색상의 명암비를 높여 고화질을 구현할 수 있는 이른바 ‘5세대’급 TV용 패널 재료다
현재 시제품을 생산 중이며, 하반기 컬러 피그먼트를 시작으로 내년 1월 페이스트 양산에 돌입하기로 했다. 경영권과 마찬가지로 양산 제품의 특허권도 공동 보유하기로 했다. 이리도스는 양사가 추가로 향후 총 220억원을 투자, 온산·오창 두 군데 공장에서 대규모 양산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이병구 네패스 회장은 “글로벌기업의 기초기술과 한국의 응용기술이 만나 첨단 전자재료를 국산화한 성공적인 모델”이라며 “앞으로도 공동 기술 개발을 바탕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 등 새로운 사업 영역을 꾸준히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솔베이는 지난 1863년 설립된 144년 전통의 화학업체다. 세계 50여개 국가에 진출해 연매출 95억유로를 기록하고 있다. 네페스는 반도체·디스플레이용 현상액을 주력사업으로 지난해 매출 2000억원대를 달성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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