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비상등’이 켜졌다. 세계를 덮친 경제위기로 실질 수요가 감소하자 지난해 말부터 일시 휴업, 조업시간 단축, 공장가동 중지 등이 산업계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내수부진, 고금리, 원자재 값 상승이라는 ‘삼중고’에 중소기업의 경영난은 가중되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중소기업 경영지표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어 상생협력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중소기업인 7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현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6%가 현 경제상황을 ‘위기 상황’으로 인식했다. 수도권 중소기업인(94.9%)에 비해 시장이 협소한 지방중소기업인(97.1%)은 이런 위기를 더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기업의 99%에 육박하는 중소기업은 대게 작은 회사, 근로조건이 좋지 않은 회사, 혹은 대기업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고 하도급 업체로 인식된다. 그러나 국가 경제발전에서 중소기업의 활약상은 눈부시다. 중소기업이 대한민국의 튼튼한 버팀목으로 세계 경제 순위 13위라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지역사회는 물론이고 국가 경제성장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
중소기업은 외환위기 이후 지난 10년간 일자리 창출을 주도했다.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중소기업 종사자는 274만명 늘어난 반면에 대기업은 오히려 130만명 줄었다. 중소기업이 일자리 창출을 주도한 것이다. 전체 고용인구의 88%가 중소기업에 속해 있다. 경제회복에 먼저 힘을 보태고자 1사 1인 고용 캠페인을 전개해 경제활성화와 실업난을 극복하는 데 기여했다. 경제가 어려울 때 가장 먼저 고통받는 곳이 중소기업이지만 경제위기 극복의 중심에는 항상 중소기업이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낮은 임금과 복리후생 때문에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다. 만성적인 기술·기능직 인력난에도 시달린다. 2007년 중소제조업체의 부족인력은 9만명으로, 이 중에서도 기능직 인력이 4만명, 기술직 인력이 1만명 정도 부족하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중소 제조기업의 인력 부족현상이 점차 심화됨에 따라 우수한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위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중소기업은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중소기업은 경영의 특성상 새로운 수요, 새로운 기술개발 분야에 탄력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능동성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산업의 도입단계에서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적극 뛰어드는 역할은 주로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맡아왔다. 최근에는 사회 공헌 활동 폭도 넓혀가고 있다. 대기업들이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금을 전달하고,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는 뉴스를 종종 접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공헌은 더이상 자금이 풍부만 대기업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지난해 중소기업단체들은 ‘중소기업 사랑 나눔 봉사단’을 구성하기도 했다. 중소기업은 지역 사회에서 얻은 이익을 환원하는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 나서 지역사회 발전을 도모하고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데 힘쓰고 있다.
중소기업의 발전은 대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연결된다. 한국경제의 근간이고 뿌리인 중소기업이 살아야 우리 경제도 살아난다. 정부와 함께 힘을 모아 우리 경제의 근간이 중소기업에 희망을 줄 수 있는 실질적이고 합리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김원용 세미텍 대표 wrkim@semiteq.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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