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리얼그린비즈니스] (2부)①가상화 기술- `그린IT`의 첫걸음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가상화 기술에 따른 단계별 적용 분류 및 운용비용 절감

 지난해 미국의 한 칩 업체는 ‘VM웨어’의 가상화 솔루션을 자사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도입했다. 기존 구축했던 IDC의 점유공간이 지나치게 크고 전기요금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 때문이다. 이후 총 1000대였던 서버 대수는 80대로 줄었다. 2053평방피트를 차지하던 공간은 257평방피트로 좁아졌다. 서버를 가동하기 위한 전력은 407㎾h에서 52㎾h로 절감됐다. 그뿐만 아니다. 발열량이 많은 서버를 냉각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전력량도 509㎾h에서 64㎾h로 아낄 수 있게 됐다. 이 회사는 가상화 솔루션 도입과 함께 향후 3년간 총 8251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가상화 솔루션이 IDC 업계 그린오션 경영 키워드로 부상했다. 그동안 ‘전기먹는 하마’로 치부되던 IDC의 전력효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그동안 가상화 솔루션 범용화에 대한 요구는 끊임없이 제기됐다. 그러나 메인프레임·유닉스(UNIX) 등 고급 사양의 서버에만 적용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IDC 서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x86환경에도 가상화 솔루션을 탑재할 수 있게 되면서 저변 확대의 호기를 맞게 됐다.

 ◇1대로 10대처럼=가상화 솔루션이란 쉽게 설명하면 1대의 서버를 마치 10대의 서버가 있는 것처럼 사용하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 IDC의 평소 서버 사용률은 10% 정도인 것으로 추측된다. 10대의 서버 중 단 1대 정도만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서버사용이 폭증할 때를 대비해 평소 필요한 양보다 많은 양의 서버를 구축해 놓는다. 가상화 솔루션은 한 대의 서버 이용률을 높여 적은 대수로도 많은 양의 작업을 처리할 수 있게 해준다.

 ◇울진원전 6호기 생산전력의 20% 절감효과=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현재 국내 IDC에서 사용하는 서버 대수는 총 35만대 정도로 추산된다. 이 중 가상화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는 x86서버는 전체의 85% 수준인 30만대 정도다. 만약 30만대 모두에 가상화 솔루션을 도입하면 연간 약 2000기가와트(GW)의 전력을 절감할 수 있다. 이는 원전 울진 6호기가 지난해 생산한 전력량(9234GW)의 20%가 넘는 수치다. 물론 이상적인 경우를 가정한 계산이지만 그만큼 가상화솔루션의 전력절감 효과는 막강하다. 특히, 대용량 콘텐츠 보급 활성화로 IDC의 서버 도입 대수가 증가할 경우 가상화 솔루션 없이는 막대한 투자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국내 업계, 아직 초기 단계=최근 많은 양의 서버를 운용하는 업체들을 중심으로 가상화솔루션 도입 움직임이 증가하는 추세지만 해외와 비교하면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가상화솔루션 도입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의 상당수 업체가 가상화솔루션을 도입한 반면에 국내 업체들은 이제 막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2만여대의 x86 서버를 운용하고 있는 NHN은 지난해 말부터 서버 가상화 작업에 착수했다. 아직 본격적으로 솔루션을 도입하지는 않았지만 대표 포털 업체가 움직일 경우 타 업체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현정 한국IDC 연구원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업체들이 가상화 솔루션의 안정성 문제에 대한 확신이 없었지만 최근 도입 사례가 늘면서 점점 신뢰도를 회복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