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불황의 터널은 끝이 보이지 않고 오르락내리락 환율의 움직임에 하루하루 입이 마른다. ‘불황이기 때문에’ 마케팅을 전면 재검토하는 회사도 있지만 ‘불황 덕’을 보기 위해 이색 마케팅을 펼치는 회사도 있다. 대부분의 회사가 마케팅 비용을 축소하는 불황기에는 적은 금액과 노력으로도 활황기에 준하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불황을 넘는 이색 마케팅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는 이유다.
이른바 뜨는 마케팅의 유형을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고전적인 가격파괴 마케팅과 불황에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선보이는 역발상 마케팅이다.
지난해 말부터 ‘페이프리 효과’라는 말을 불러올 정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웅진코웨이는 고전적인 가격파괴 마케팅에서 진화한 사례다. ‘공짜마케팅’이라고 불리는 웅진코웨이의 마케팅은 그동안 돈을 받고 빌려주던 정수기와 비데·공기청정기 등 환경 가전을 공짜로 빌려주는 것을 기본으로 한 서비스로 웅진코웨이와 외환카드, OK캐시백을 운용하는 SK마케팅앤컴퍼니 3사가 공동으로 참여해 만들었다. 실제 공짜로 쓰는 것은 아니지만 평소처럼 제휴된 카드만 쓰면 무료로 정수기나 비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불황기에 주효했다는 게 웅진코웨이 측의 설명이다.
이처럼 공짜 마케팅 외에도 △최저가를 적어내는 사람에게 제품을 주는 ‘최저가 경매 마케팅’ △이용 실적에 따라 포인트를 지급해 현금처럼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마케팅’ △경품 마케팅 △덤 마케팅 등이 불황기 소비자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는 마케팅 기법이 뜨고 있다.
이 외에도 오히려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통해 품질로 승부를 겨루는 ‘역발상 마케팅’도 불황타개 마케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저가·할인이라는 공식이 100% 통하지 않는 요즘 소비자에게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고 평가되기도 한다. 비싼 제품이라도 소비자들이 쓸 만한 품질 좋고 독창적인 제품을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하는 것.
남기찬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모두가 가격파괴를 외칠 때 적절한 가격과 뛰어난 기능을 덧붙이면 그 제품에 대한 신뢰도는 활황기보다 더욱 상승한다”며 “지난 IMF 때 살아남은 기업을 돌이켜 보면 모두 적합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브랜드를 관리했던 기업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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