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D램 판매금지 `기각`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구 연방지방법원이 램버스의 특허권을 침해한 소송과 관련 하이닉스반도체의 미국내 D램 제품 판매 금지 신청을 기각했다.

하이닉스반도체(대표 김종갑)는 24일(미국 현지 시각 23일)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구 연방지방법원이 하이닉스의 미국 내 생산·판매중인 D램 제품에 대한 램버스의 판매 금지 신청을 기각한다는 예비 명령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법원은 2000년 이후 SDR(Single Date Rate) D램 제품에 대해선 1%, DDR(Double Date Rate) 이후 D램 제품에 대해선 4.25%에 해당하는 손해 배상금을 램버스에 지불하라고 예비 판결했다. 대신에 향후 하이닉스의 미국 내 생산·판매되는 D램 제품에 대해 양측이 협의, 로열티 요율을 도출토록 결정했다.

하이닉스는 이러한 예비 명령을 반영한 1심 최종 판결이 조만간 나올 경우 이에 불복, 즉각 항소할 계획이다. 이번 소송은 램버스가 2000년도에 주요 D램 생산 업체들을 대상으로 제기한 특허 소송 중 하나로 하이닉스에 대한 1심 법원의 결정이 먼저 나온 것이다.

서동규·안수민기자 dkseo@etnews.co.kr　

　 <뉴스의 눈>

하이닉스는 이번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지구 연방지방법원 예비 명령이 1심 판결로 최종 확정되더라도 손해배상금 지불 등 하이닉스에 미치는 직접적 피해는 바로 닥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닉스가 1심 판결에 불복, 항소하면 통상 미 법원의 절차에 비춰 1∼2년 후 손해배상금 지불 결정이 나기때문이다.

또 하이닉스의 D램 판매 활동도 미국 지역에서 중단되지 않고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하이닉스는 북부지구 연방지방법원 판결보다 지난 2월10일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의 최종 판결에 주목하고 있다. 델라웨어주 연방법원은 램버스가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 관련 ‘피고’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이 법원은 램버스의 불법적인 소송 증거자료 파기행위를 인정하고 램버스가 마이크론을 상대로 관련 특허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최종 판결을 내렸다.

램버스가 전 세계 D램 업계를 대상으로 개별적인 D램 특허 침해 소송을 벌이는 상황에서 원고인 램버스에 불리한 판결이 나온 셈이다. 실질적인 제조행위를 하지 않고 특허 라이센싱 행위만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특허 괴물 ‘램버스’의 사업 전략에 1차 제동이 걸린 것이다.

특히 램버스는 이번 마이크론과의 특허침해 소송에서 1심 패소 결과에 불복, 항소키로 함에 따라 2005년부터 삼성전자·하이닉스·마이크론·난야 등을 대상으로 벌인 ‘집단 특허침해 소송’일정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램버스는 유리한 법원의 판결을 등에 업고 집단 특허 소송을 벌인다는 전략하에 이를 진행해 왔으나 법원의 저지에 걸렸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마이크론의 램버스 특허 침해 반론과 똑같이 하이닉스도 그간 램버스 특허의 무효성과 불법적인 소송 증거 자료 파기 행위에 따른 램버스의 특허권 행사 금지를 주장해왔다”며 “이번 캘리포니아 북부지구 연방지방법원의 최종 판결이 미국 고등법원에서 번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이닉스는 항소심에서 1심 법원의 판결이 부당함을 최대한 지적, 하이닉스에 유리한 항소심 판결을 이끌어 내도록 최선을 기울일 계획이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