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침체 여파로 대기업의 경영 성과가 작년보다 크게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24일 전경련이 20대 그룹의 기획·재무 담당 임원들을 대상으로 ‘2009년도 경영환경 전망’을 조사한 결과, 20대 그룹 중에서 16개 그룹(80%)은 올해 매출(국내 매출+수출)이 작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그룹 중 18개그룹(90.0%)은 올해 국내 매출이 전년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중 6개 그룹(30.0%)은 국내 매출 감소율이 20%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았다. 반면 국내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는 그룹은 1개에 불과했다.
수출의 경우, 14개 그룹(70.0%)이 전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그룹 중 3분의1 이상(35.0%)은 올해 수출이 작년보다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20대 그룹은 올해 경영계획 수립시 연평균 환율과 유가를 각각 1197원/달러와 61달러/배럴(두바이유 기준)로 가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의 경우, 절반 이상인 55.0%가 연평균 1100∼1200원/달러 수준으로 예상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60∼70달러/배럴을 전망한 그룹(35.0%)이 가장 많았으며 50∼60달러/배럴과 70∼80달러/배럴을 예측한 그룹들이 각각 25%를 차지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의 경우, 15개 그룹이 마이너스 성장을 전제로 경영계획을 수립했다고 응답했다.
20대 그룹 중 절반 이상(51.7%)은 당면 경영 애로로 경기 침체에 따른 영업 실적과 채산성 악화를 지적했으며, 신규 자금 조달 및 대출 만기연장 곤란 등 자금관련 애로(24.1%), 투자 및 신사업 진출 애로(13.8%) 순으로 답변했다.
경기 저점을 묻는 질문에 대해 19개 그룹(95.0%)은 내년 하반기 이전에는 저점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중 12개 그룹(60.0%)은 올해 내에 경기 저점을 통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올해는 연말까지 경제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조속한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재정 지출 확대 등 정부의 강력한 경기 부양책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전경련 측은 설명했다.
20대 그룹의 대부분(81.0%)은 최근 경제 상황에서 정부가 가장 중점을 둬야하는 정책으로 금융, 외환시장 안정을 꼽았으며, 추경편성 등 재정 지출 확대와 감세(14.3%), 사회안전망 확충(4.7%)의 순으로 조사됐다(복수응답). 따라서 채권안정펀드의 회사채 매입 확대 등을 통해 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하고, 시중에 외화공급 확대, 수출보험기금의 확충 등을 통해 수출입금융을 활성화하는 것이 시급한 것으로 평가됐다.
전경련 관계자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기업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은 최대한 투자를 작년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국회에 계류 중인 경제관련 개혁입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정책의 불확실성을 제거함으로써 기업의 경영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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