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합 서비스] 통신방송 `세트메뉴` 大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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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통신 결합상품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결합상품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출시돼 왔으나, 올해 들어 눈에 띄게 가입자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더욱이 결합상품은 올해를 기점으로 상품 간 단순 결합을 넘어 융·복합형 서비스로 진화할 전망이어서, 방통융합시대 시장 판세를 가를 태풍의 눈으로 부상하고 있다.

 방송통신 결합상품이란 그 이름에서 바로 알 수 있듯이 두 가지 이상의 상품을 하나의 패키지로 판매하는 형태를 말한다. ‘유선전화+인터넷’의 2종 결합(DPS)과 ‘유선전화+인터넷+이동전화(또는 케이블방송)’의 3종 결합(TPS), ‘인터넷전화’와 ‘IPTV’ 등의 서비스가 추가된 4종 결합(QPS) 등 용어로 표현된다.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와 감자튀김, 콜라를 세트로 판매하며 가격을 할인해 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일상에서 너무나 쉽게 만나는 마케팅 기법인 셈이다. 햄버거·감자튀김·콜라·닭튀김 등등을 몇 개 선택해 조합한 세트로 할 것인지, 햄버거 대신 치킨버거를 포함하는 세트로 할 것인지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방송통신 결합상품이 관심을 끄는 것은 방송과 통신서비스는 구매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상품들과 달리, 이미 우리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고정지출 비용군에 들기 때문이다.

 소비자로서는 자신들이 원하는 여러 종류 서비스를 패키지로 구매함으로써 비용을 줄이고, 판매자는 없어서는 안 될 서비스에 새로운 서비스를 끼워 파는 마케팅이 가능해진다.

 올해 떠오르는 결합상품은 지난해까지 시장에 선보였던 상품군과는 차원이 다르다. 과거 결합상품의 구성은 사실 소비자의 유인인 할인효과가 미약했다. 사업자 쪽에서도 가입자 유치라는 유인보다는 요금 인하에 따른 매출 감소 우려가 더 컸다.

 그러나 최근 결합상품은 그 구성과 할인율에서 소비자 구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더욱이 정부도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결합상품 할인율을 다음달부터 30%까지 확대 허용키로 하는 등, 사업자 간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더욱이 업체들은 ‘골라 먹는 재미’까지 강조할 만큼 제품군을 대폭 늘려 치열한 경쟁에 들어갔다.

 특히 방통위는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함으로써 6월부터 시장지배적 사업자도 요금인하를 위해 약관을 개정할 때 신고만으로 허용한다는 방침이어서, 사업자 간 경쟁을 통한 요금 할인은 가속화될 것이 확실시된다.

 통신사업자와 케이블TV 사업자 간 경쟁체제가 확립된 것도 올해 결합상품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는 배경이다. LGERI 리포트에 따르면 결합상품이 출시되기 시작한 초기만 해도 통신사업자는 실시간 방송 부문이 부족했고, 케이블사업자는 전화 및 인터넷 상품이 취약했다. 그래서 케이블사업자의 유료 방송을 시청하고 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전화 및 광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당연시됐다는 것.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는 상품 구성 측면에서 통신사업자와 케이블사업자 모두 엇비슷한 수준으로 상품 제공이 가능해졌다. 통신진영은 IPTV 서비스, 케이블사업자들은 WiFi를 통한 무선형 VoIP 단말기 도입 등이 도화선이 됐다. 더욱이 케이블사업자들은 더욱 진일보한 케이블서비스 규격인 DOCSIS 3.0의 도입으로 광랜 및 FTTH 대비 열세였던 인터넷 속도를 대폭 개선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기술 발전이 결합상품 경쟁을 촉진하고 있는 셈인 것이다. 특히 IP 관련기술이 그 핵심이다. IP기술은 가장 기초적인 인프라인 초고속 인터넷을 비롯해 음성서비스인 인터넷전화, 동영상인 인터넷TV까지 모두 연관된 기술이다.

 더욱이 기술 발전은 결합상품의 유형도 단순한 서비스 간 결합에서 융합으로 바꿔놓고 있다. FMC가 대표적으로, 국내 굴지 대기업들이 앞다퉈 융합형 결합상품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FMC는 구내 IP망과 휴대폰을 연동함으로써 휴대폰으로 구내전화 통화, e메일 송수신, 문서 결재, 일정 관리 등 유무선 통합 커뮤니케이션(UC)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방송통신 융합시대. 이제 방송과 통신사업자들의 시장 마케팅 포인트가 결합상품으로 귀결되고 있으며, 그 성과가 방통융합시대 기업의 시장판매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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