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종일 신임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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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까지는 업계가 정부의 정책 방향만 바라봤다면 앞으로는 산업의 성장을 위해 조금 더 적극적인 제안에 나설 계획입니다.”

 최종일 신임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장(44)은 산업 성장의 관점에서 방송법 개정 등 정책적 대안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18일 서울 독산동 노보텔에서 열린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 총회에서 2년 간 애니메이션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할 회장으로 선임된 그는 ‘제작비 총량제 도입’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제작비 총량제는 방송 3사가 연간 일정 금액을 애니메이션 제작에 투자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방송사의 투자 부재는 업계의 오랜 고민이다.

 최 신임 회장은 “제작사가 제작비의 60% 이상을 감당하는 상황에서는 산업의 안정적인 성장기반이 마련될 수 없다”며 “일방적 요구가 아니라 산업을 키우기 위해 같이 노력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애니메이션 산업이 지나치게 정부 지원만 바라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최 회장은 “미국·일본 등 애니메이션 산업 강국도 초창기에는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됐다”고 답했다.

 일본의 경우 방송국이 제작비의 80%를 지원해 다양한 애니메이션이 나올 수 있었고, 프랑스 역시 시청각위원회(CSA)가 꾸준히 정책적 지원을 벌인 결과 애니메이션 산업의 새로운 조류인 유로애니마의 중심에 설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애니메이션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확언했다. 그가 대표로 있는 아이코닉스가 만든 것이 ‘뽀로로’. 그는 “국내에서 연간 뽀로로 관련 매출만 2000억원이 넘는데, 해마다 그 이상의 시장이 형성된다”며 애니메이션 산업이 부가가치가 큰 산업임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애니메이션을 단순히 만화영화로만 인식하는 풍토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는 “EBS 다큐멘터리 ‘한반도의 공룡’은 올리브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애니메이션 기술은 영화·CF·드라마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상 콘텐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비록 가장 잘 나가는 애니메이션 업체 대표지만 그가 협회장직을 맡는다고 했을 때 회사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누군가 해야 할 일이기에 받아들였다고 한다.

 “업계를 대변하고 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 없이도 독자적 생존이 가능한 아이코닉스 대표가 회장을 맡는 게 적합하다는 의견을 받아들였습니다. 산업에 필요한 정책을 도입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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