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부분 유료화` 위성 `KBS 재전송`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지상파 · 위성 DMB 사업자 재정 현황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사업자들이 지속적인 경영 악화로 연말께 자본잠식 위기에 내몰릴 전망이다. 국내 서비스를 활성화한 뒤 세계 시장에 진출한다는 전략도 사실상 암초에 부딪쳤다. DMB사업 전반에 대한 검토와 아울러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업계 안팎에서 잇따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상파 1600만대, 위성 183만대에 달하는 DMB단말기 보급과 모바일 방송서비스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DMB사업자들은 수익을 내지 못해 자체 운영비조차 조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상파 DMB사업자들은 유일한 수익 모델인 광고수입이 기대에 못미쳐 사업중단의 위기가 고조됐다. 지상파DMB특별위원회에 따르면 300억에서 360억원의 자본금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YTN DMB와 한국DMB·UI미디어가 1월말 현재 50억∼70억원 상당의 운영자금만을 남겨뒀다. 매달 6억원 정도의 운영비를 감안하면 연말께 자본 잠식이 우려됐다. 한국DMB의 경우 지난 1월 광고수익은 53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상파DMB사업자들은 오는 5월 개통예정인 서울 지하철 9호선서 신규 서비스를 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시설사용료 부담으로 기존 지하철의 DMB방송 중단까지 중단해야 할 상황이다. 재원 부족으로 올 봄 시작하는 프로야구 중계의 포기, 심야와 낮 시간대 편성 축소 등도 심각하게 검토중이다. 지상파DMB특위 관계자는 “제작비 절감과 편성 축소 등 자구책을 시행할 경우 시청자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며 “세계 최초 모바일 방송으로 각광받는 지상파DMB가 국내에서 성공하지 못할 경우 세계시장 진출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위성 DMB사업자인 티유미디어 역시 지속되는 적자 속에 지난 연말 기준 자본금 3400억원중 남은 가용 재원은 300억원 뿐이다. 티유미디어는 인력 구조조정과 자체 제작물 축소 등으로 적자폭을 줄이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서비스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져 가입자 유지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지상파DMB업계는 위기 극복을 위해 개통비 형태의 부분 유료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단말기 개통시와 교체 시점에 일정부분 요금을 받아 광고 이외의 별도 수익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보편적 서비스인 무료방송을 표방한 지상파DMB의 유료화엔 적잖은 논란과 시청자 저항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한 지상파DMB사업자 관계자는 “서비스 초기 시장 예측을 잘못해 광고만으로 사업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는 정부와 업계가 함께 책임져야 할 부분이며, 별도 수익모델 발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티유미디어는 보편적서비스인 공영 KBS의 의무재전송과 같은 추가 조치를 기대했다. 전파사용료와 방송발전기금을 모두 내고 있는데 일부 감면이나 유예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업계는 이러한 건의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지상파DMB의 경우 기본적으로 시장 규모에 비해 업체가 많은 상태다. 지상파DMB는 물론 위성DMB까지 망라한 인수합병과 같은 업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방송통신위원회는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DMB활성화 종합대책을 마련중이다. 이르면 3월께 안을 마련해 공개할 예정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