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부터 폭락세를 멈췄던 LCD 패널 가격이 이달 들어서도 안정세를 지속했다. 모니터용 LCD 패널 가운데 일부 모델은 오히려 지난달에 이어 소폭 상승하기도 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대규모 감산과 혹독한 재고 조정의 여파가 세트 메이커들의 재고 소진으로 이어지면서 LCD 패널 가격 반등의 조짐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나 TV와 IT 세트 제품의 수요 회복을 낙관하기는 아직 일러 큰 폭의 가격 상승과 시황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5일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이달 전세계 LCD 패널 가격은 대체로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19인치 와이드 모니터용 LCD 패널 평균 가격은 3% 이상 뛰어올랐고, 17·20·22인치 제품 평균 가격도 지난달보다 1∼2달러 가량 소폭 상승했다. TV·노트북PC 등 나머지 대형 LCD 패널 평균 가격도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속락을 거듭했던 LCD 패널 가격이 마침내 바닥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수요 회복보다는 패널 업체들이 대대적인 감산과 재고 조정을 단행한 끝에 최근 LCD 패널 재고가 소진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현재 가격 반등을 주도하고 있는 모니터용 LCD 패널의 경우 지난 몇달간 패널 업체들이 감당할 수 없는 재료비 이하로 떨어졌다. 패널 업체들이 생산량을 극도로 줄일 수밖에 없는 형국인 것이다. TV용 LCD 패널 시장에서는 중국·미국 등지에서 LG디스플레이의 출하량이 호조를 띠면서 가격 안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내수 진작 정책에 힘입어 32인치 이하 중소형 TV용 패널 가격은 다음달 소폭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달 들어 노트북PC용 LCD 패널 시장에서는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유닛(BLU) 제품을 중심으로 소폭 가격이 오르면서 안정세를 이어갔다.
또한 지난해부터 신규 시장으로 떠오른 넷북용 LCD 패널의 경우 연초 16%까지 폭락했던 충격으로 이달에는 하락세를 멈췄다. 수요 침체에 따른 공급 감소로 PDP 모듈 가격도 2월에는 안정세를 되찾았다. 안현승 디스플레이서치코리아 사장은 “재고가 완전히 소진되면서 LCD 패널 가격은 향후 소폭이나마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 수퍼볼 대회나 중국의 내수 부양책 등 최근 일시적인 수요가 보이기는 하지만 본격적인 시황 회복 여부는 점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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