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 경쟁사들을 향해 ‘특허권 침해’의 칼을 빼든다. 2일(현지시각)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애플이 아이폰의 ‘멀티터치’ 기술로 지난 1월 20일 특허권을 획득했다고 보도했다.
톰 쿡 애플 CTO는 특허권 등록을 마친 다음날 “애플의 지적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가 가진 어떤 무기라도 동원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혀 일대 폭풍을 예고했다. 외신들은 애플이 조만간 특허권 주장에 나설 것이라며 이를 스마트폰 업계의 ‘핵 폭탄’으로 표현하는 등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팜의 프리(Pre) 정조준=외신들은 애플이 곧 출시를 앞두고 있는 팜(Palm)의 기대작 ‘프리(Pre)’를 정조준했다고 전했다.
팜은 스마트폰의 개척자로 2000년대 초반 명성을 떨쳤지만 최근 애플, 림(RIM) 등 쟁쟁한 신규 스마트폰 업체에 밀려 고전했다.
프리는 명성 회복을 꾀하는 팜의 야심작이다. 유려한 곡선 디자인에 전면 터치스크린, 슬라이드 타입의 쿼티 자판을 채택했다. 멀티터치 기능은 물론 멀티태스킹, 인터넷 오프라인 읽기 등 아이폰이 지원하지 않는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올해 초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미국가전쇼(CES)에 공개돼 아이폰을 위협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모건 추 변리사는 “애플이 특허권을 무기로 아이폰과 비슷한 휴대폰을 출시하는 경쟁사들을 위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임스 핸프트 변리사는 “애플이 많은 업체에 소송을 걸지는 않을 것”이라며 “애플의 시장 점유율에 위협이 되는 업체들을 공격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 경쟁 우위 굳히겠다=애플은 PC, MP3플레이어에 이어 휴대폰을 주요 사업으로 재편하고 있다. 2008년에만 아이폰은 전세계에 1000만대 이상 팔려 나갔으며, 올해에는 2800만대 판매를 목표로 세웠다.
애플은 경쟁사들이 비슷한 기능을 채용한 제품을 쏟아내자 이에 제동을 걸기 위해 특허권을 내세우고 있다. 한 변리사는 “멀티터치 특허가 아이폰의 시장 점유율을 높여주진 않겠지만 법정에서 싸우는 데는 성공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팜은 멀티터치 기술이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주장했다. 린 폭스 팜 대변인은 “소송에 휘말릴 경우, 이에 맞설 근거를 충분히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은 아이폰을 통해 업계 최초로 멀티터치 기술을 선보였다. 멀티터치는 두 손가락을 이용해 화면을 넘기거나 화면 크기를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이다. 아이폰이 혁신적인 사용자인터페이스(UI)로 인기를 끌면서 휴대폰에 ‘터치 UI’ 열풍을 불러 온 주인공이다.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애플의 주가는 1.38달러가 오른 91.51달러를 기록했다. 팜은 7.47달러로 20센트가 떨어졌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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