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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대성그룹 회장(58)의 첫인상은 인자한 교수다. 본인도 기업인이 안됐다면 학자가 됐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사업 얘기, 특히 자원·에너지 관련 질문을 던지면 눈빛부터 달라진다. 선친인 김수근 창업주의 DNA를 그대로 물려받았다는 게 주위의 평이다.
최근 이명박 정부가 내놓는 각종 녹색성장 정책에 대해서도 거침없다.
“정부는 세부적인 정책자금 집행 계획을 미리 밝혀야 합니다. 국가적인 장기 비전이 없이는 일선 기업들이 투자전략을 세우기가 쉽지 않아요.”
특히, 김 회장은 “한시적인 보조금 지급 등으로는 문제의 본질을 해결할 수 없다”며 “신재생에너지와 관련된 기술개발과 교육훈련 등에 보다 중점을 두고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대성그룹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몽골서 진행중인 사막화 방지 프로젝트(GEEP)와 함께 대성그룹은 현재 대구 인근지역에 ‘200㎾급 타워형 태양열 발전소’의 건설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내 해외 태양열발전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게 김 회장의 복안이다.
지난해 ‘2013년 세계에너지총회’의 대구 유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김 회장은 현재 스위스서 열리고 있는 다보스 포럼에 참석해 세계 무대에서의 에너지 강국, 코리아에 대한 위상 제고에도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뷰>
-현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기조를 어떻게 보나.
△녹색과 성장은 상충되는 개념이다.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은 녹색, 즉 환경과 지속가능성, 화합 등의 문제에 늘 부딪히게 된다. 그러나 정부가 천명한 녹색성장은 미국의 오바마 정부가 밝힌 그린 뉴딜과 비슷한 신재생 에너지 등 녹색산업을 통한 성장을 의미한다. 녹색성장을 통한 경제 부양효과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정부가 먼저 ‘녹색성장’을 유도할 중장기 비전이나 로드맵을 명확히 해야 한다.
-대성그룹 그린 비즈니스의 올해 최대 주안점은 뭔가.
△신재생에너지의 실용화 노력을 구체적인 사업으로 옮기는 일에 집중할 것이다. 특히, 태양열과 풍력을 이용해 사막화를 방지하는 ‘GEEP(Green Eco-Energy Park)’ 프로젝트에 따라 몽골에 상반기내 기반·에너지 시설을 준공한다.
-이번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는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있나.
△올해로 7년째 참가다. 올해는 참석에 앞서 세계의 환경수도 또는 태양도시로 불리는 독일 프라이부르크를 방문한다. 다보스 포럼에서는 기후변화와 에너지, 환경 등 그린산업 관련 세션에 참가한다. 특히, 오는 2013년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에너지협의회 총회’를 널리 알리고 참가와 협력을 부탁할 생각이다. 물론, 해외 신재생에너지 사업 파트너를 찾는 노력도 계획하고 있다.
<프로필>
1952년 서울생(고 김수근 대성그룹 창업주의 3남). 경기고·서울대(행정학) 졸업. 미시간대 대학원 법학 석사(MCL)·경영학 석사(MBA). 하버드대 대학원 신학 석사. 시티은행 서울지점 근무. 대성산업 상무·기조실장. 주한 몽골 명예영사. 세계에너지협의회(WEC) 부회장. 현 대성그룹 회장.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