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위기가 심각해지면 정부가 대형건물의 냉난방 온도를 제한할 수 있는 강력한 에너지 규제법이 만들어졌다.
지식경제부는 29일 초고유가 상황 등 국가적으로 에너지 절약이 시급한 경우 공공기관과 에너지 소비가 높은 대형건물에 대해 냉난방 온도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에너지이용 합리화법’을 30일 개정, 공포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지경부 장관이 에너지 절약과 합리적인 이용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기간을 정해 냉난방 온도를 제한할 수 있다. 특히, 해당 기관이 냉난방 제한 온도에 적합하게 유지와 관리하지 않을 경우 권고나 시정조치 명령을 내릴 수 있고 이를 위반할 경우 300만원까지 과태료를 부과하게 된다.
현재 정부와 지자체·공기업은 냉난방 온도 제한이 의무화돼 있으며 이번 법 개정으로 국회와 법원 등 입법·사법기관까지 추가로 적용받게 된다. 또, 연간 2000톤 이상 에너지를 사용하는 에너지 다소비 대형건물(2007년 기준 598개)도 이번에 적용 대상에 포함됐다. 다만 병원은 대상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건물 에너지 소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냉난방 에너지가 비효율적으로 관리돼 에너지가 크게 낭비되고 있다”며 “특히, 상업과 공공건물의 연평균 에너지소비 증가율이 다른 분야에 비해 높아 이를 규제하기 위해 이번에 입법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경부는 작년과 같은 초고유가 상황이 발생할 경우 냉난방 온도제한 조치를 발동할 수 있도록 오는 7월까지 하위법령(에너지이용 합리화법 시행령, 시행규칙)을 개정해 대상건물과 제한온도 기준(냉방 26도 이상, 난방 20도 이하) 등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한, 앞으로 온도제한 필요 상황이 발생하면 구체적인 적용 시기와 대상 건물별 제한온도 등을 고시키로 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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