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IT투자 `30%벽`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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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벤처캐피털산업의 IT투자 비중이 처음 30%를 밑돌았다. 한때 60%를 육박했던 것을 감안하면 반토막 난 셈이다.

29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파악한 ‘2008년 벤처캐피털 투자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업계의 정보통신에 대한 투자는 29.1%로 나타났다. 정보통신 투자비중이 7개 주요 업종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났지만 2·3번째 주요 투자업종인 일반제조(25.0%)·엔터테인먼트(23.1%)와의 격차는 크게 줄었다.

벤처캐피털업계의 정보통신 투자비중은 집계를 시작한 2001년 54.6%를 정점으로 매년 하락세다. 2002년 48.8%로 떨어지더니, 2005년에는 39.7%로 처음 30%대로 내려앉았다. 이후에도 매년 2∼3%씩 하락하다가 지난해 30% 벽이 무너졌다.

이 기간동안 정보통신을 대체 투자분야로 일반제조와 엔터테인먼트 부문이 두각을 나타냈으나, 최근 주춤한 상황이다. 일반제조 경우 2001년 15.3%에서 2007년 27.2%까지 올랐으나 지난해는 25.0%로 내려갔고, 엔터테인먼트 역시 2001년 14.9%에서 2005년 25.7%로 절정을 이룬 후 지난해 23.1%로 하락했다. 한때 각광을 받던 바이오 등 생명공학 분야 역시 2005·2006년 8%대까지 올랐다가 지난해는 5.5%까지 하락했다.

업계는 이처럼 투자 모멘텀이 나타나지 않는 것과 관련, 휴대폰·반도체·LCD 등을 대체할 수 있는 분야가 등장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벤처캐피털업계는 새로운 투자처를 찾고 있으나, 수익률로 연결시키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신규 코스닥 상장사의 업종별 현황을 보면 정보통신이 47.4%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고 그동안 주목을 받아왔던 생명공학·서비스·유통 등은 각각 7.9%로 일부에 그쳤다. 엔터테인먼트·환경복원 등은 한 곳도 없었다. IT 대체 분야로 각광을 받았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벤처캐피털업체들이 다시 IT로 눈을 돌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벤처캐피털산업 특성상 인수합병(M&A)이 여의치 않고 투자 3∼5년 후 상장(IPO)을 통해 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것을 감안하면 IT가 확실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김형수 벤처캐피탈협회 상무는 “IT투자가 포화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많았지만 IT 경우 기술력만 있으면 매출과 수익이 빠르게 오르는 등 가장 벤처투자에 적합하다”며 “와이브로 등 새로운 투자모멘텀이 등장하면 다시 투자가 몰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