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호환위해 와이브로 10MHz로"

방통위 검토‥업계 파장 예고

 방송통신위원회가 현행 8.75㎒인 와이브로 주파수 대역폭을 외국과 같이 10㎒로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역폭의 변화는 소프트웨어적 변환으로 대응할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의 변경과 달리 기지국 중계기 및 단말기 핵심부품까지 모두 바꿔야 해 신규 구축에 버금가는 작업이 필요해져 산업계 전반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방송통신위원회 고위관계자는 28일 “미국·일본 등은 와이브로 주파수로 2.5㎓ 대역에서 10㎒ 대역폭을 쓰고 있으나 우리는 2.3㎓ 대역에서 8.75㎒ 대역폭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해외시장과 국내시장이 호환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만큼, 국내 와이브로 대역과 대역폭을 해외 주파수에 맞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통위의 이 같은 방안은 국내 와이브로시장이 약 20만 가입자에 불과해 장비와 단말기시장이 규모의 경제 확보를 통한 시장 확산이 어렵고 장비와 단말기 해외 수출에도 걸림돌이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와이브로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방통위로서는 국내외 장비·단말기가 호환성을 확보하게 되면, 장비·단말 제조업체 간 글로벌 경쟁을 유발해 국내외 투자를 대폭 끌어 낼 수 있는 유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방통위는 조만간 와이브로 관련 장비업계와 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폭넓은 의견을 수렴, 주파수 대역폭 변경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방통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와이브로 대역폭 확대 문제는 아직 논의 단계에 있을 뿐 공식적인 방통위 방침이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규모의 경제 확보라는 측면에서는 당연히 대역폭을 해외시장과 맞추는 것이 유리하지만, 대역폭을 바꾸면 사실상 와이브로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는 수준의 투자가 필요한만큼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일본 등은 와이브로 주파수를 10㎒ 대역폭만큼 사용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각 와이브로 사업자 간의 가드밴드(혼신방지를 위해 남겨 놓은 채널 간의 좁은 주파수 대역)를 제외하면 8.75㎒ 대역폭을 쓰고 있어 해외시장과 호환이 불가능하다.

 업계 한 전문가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와이브로를 상용화하면서 8.75㎒ 대역폭을 사용했으나, 후발인 미국과 일본 등이 10㎒ 대역폭으로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사실상 10㎒ 대역폭이 대세가 됐다”면서 “아직은 불거지지 않았으나 글로벌시장과의 호환성 결여는 시간이 지날수록 간극이 벌어져 국내 와이브로 산업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 확실시되는만큼 문제를 하루빨리 털고 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심규호·황지혜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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