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글로벌 경기 침체에 빠진 통신 업계에 유일한 돌파구로 떠올랐다. 중국 정부와 통신사업자들이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 3세대 이동통신망 구축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3세대(G) 이동통신 사업권을 받은 차이나모바일·차이나유니콤·차이나텔레콤은 3G 전환을 앞당기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3사가 앞으로 3년간 차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 구축에 투자하는 금액이 4000억위안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돈으로 약 81조원에 이르는 규모다.
중국이 독자개발한 시분할연동코드분할다중접속(TD-SCDMA) 방식으로 이미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차이나모바일은 올해 588억위안을 들여 6만개의 기지국을 건설할 계획이다. 차이나모바일은 발 빠르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업계 1위 지위를 3G 시장에서도 이어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오는 5월부터 유럽 방식인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서비스를 시작하는 차이나유니콤은 올해 282개 도시에 걸친 망 구축에 600억위안을 투자할 계획이며, 55개 도시의 네트워크 구축을 상반기에 끝낼 방침이다. 이 회사는 올해 투자액을 포함해 내년까지 총 1000억위안을 쏟아 붓는다.
북미 방식인 CDMA2000 방식으로 3G 시장에 뛰어든 차이나텔레콤도 3년간 800억위안 투자를 계획 중이다. 예정대로 투자가 이뤄지면 3대 사업자가 3G 서비스가 본격화하는 올해 투자액만 총 1500억위안(약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중국 증권 업계의 관계자는 “통신사업자들이 정부의 3G 사업권 승인을 오랫동안 기다려온만큼 과감한 투자를 준비해왔다”면서 “5년 내 휴대폰 이용자의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3G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는 중국 내 점유율이 약진 중인 한국 통신업체들이 중국 토종 업체인 화웨이와 ZTE, 글로벌 통신업체인 에릭슨과 노키아 등과 치열하게 경쟁을 벌일 것으로 관측했다. 중국 화웨이와 ZTE 등은 중국 독자 3G 표준인 TD-SCDMA 분야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릴 것이란 예상도 있다. 서비스가 본격화하면 삼성전자, 노키아, LG전자,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등의 3G 휴대폰 시장 쟁탈전도 가열될 전망이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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