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삼성전자 인사혁명 속 3가지 코드

Photo Image

 ‘팜므 파탈’을 치명적인 매력이라고 한다. 삼성전자는 이런 치명적 매력을 지닌 직장이라는 평가를 젊은이들 사이에 받아 왔다. 삼성전자가 지닌 인기 비결은 삼성이 시대가 원하는 제품군을 가진 인재경영이 탁월한 회사라는 점이다. 삼성전자 업(業)의 본질은 지구촌이 첨단으로 전진하는 데 핵심 부품을 기획하고 이머징하는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이라는 점이다.

 북미·구주·중국·러시아 시장을 공략하는 삼성전자는 이미 상당 영역에서 일본 소니를 앞서고 노키아와도 상당히 좁은 격차로 휴대폰 시장에서 경쟁 중이다. 반도체·디지털·가전으로 대표되는 삼성 사업 분야는 메모리·비메모리·스토리지 분야에서 다른 글로벌 직장이 갖지 못한 시장을 선도해 왔다. 이들은 시장에서 창조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2∼3년 주기의 제품 사이클을 보면서 삼성전자는 혁신을 주도하는 직장으로 자리 매김한 것이다. 제품군에서 혁신은 아마도 전통 가전을 통해서 벌어들이는 순이익 못지 않게 열 개 중에서 한 개만 시장에서 히트하면 대박을 올리는 수익을 가져오는 확률 산업 제품을 삼성이 지닌 탓인지도 모른다.

 삼성전자가 2009년 초유의 인사 혁명을 실시했다. 본사 인력 1400명 중에서 200명만 남기고 1200명을 현장에 배치했다. 혁신적이다. 아마도 이는 현장을 아는 경영을 더욱 강화하려는 인재전략으로 보인다. 삼국지에 보면 적벽대전을 앞두고 손권과 유비 진영에서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 고심하던 제갈공명은 장고를 거듭한다. 그는 참모에게 “동남풍이 이 지역에 불어온다. 이를 활용하면 이기는 전쟁을 할 수 있다”고 전략 수립을 권한다. 마침내 제갈공명 부대는 조조의 대군을 동남풍을 활용해서 크게 이긴다. 어떻게 동남풍이 분다는 사실을 제갈공명이 알았을까.

 그것은 그가 현장을 너무나 세밀하게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장을 아는 자가 이기는 것이 시장 원리다. 삼성전자는 경쟁 회사와 앞으로도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 그래서 현장을 아는 간부들을 전진배치했다. 제갈공명이 동남풍이 적벽에서 불어오는 것을 이용한 것은 현장을 안 덕분이다.

 미국 금융 쇼크로 인해 기업이 움츠리는 지금 삼성전자의 인사혁명은 이제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것이다. 시장을 거스르지도 않고, 겁내지도 않으면서 인사혁명을 거쳐 지금의 글로벌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싶다는 삼성전자의 경영 의지가 서린 행동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삼성전자는 또 이번 인사에서 ‘스피드’를 강조했다. 현장완결형 의사결정 구조를 반영하는 시스템으로 디자인 경영센터, 고객만족 경영센터, 글로벌 마케팅실, 경영혁신팀, 경영기획팀, 구매전략팀, 인사팀, 해외 지원팀을 구성한 게 바로 스피드를 경영에 도입하려는 인사 혁신의 일환이다.

 인기 직장으로서 삼성은 이제 인사혁명 후에 무엇을 콘텐츠로 채워갈지를 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문제가 남았다. 제갈공명이 적벽대전을 앞두고 전투에서 동남풍을 예견하고 준비해서 조조 대군을 물리치고 승리한 것처럼 삼성전자가 미래를 어느 콘텐츠 수준으로 예견하고 준비하는지를 미래의 커리어 디자인을 원하는 젊은이들은 눈여겨봐야 한다.

 2009년 삼성 초유의 인사혁명이 팜므 파탈의 치명적 매력을 지닌 삼성전자가 직장으로서 매력을 발전시키는 데 어느 정도 효과를 줄 것인지 호기심을 갖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

 김준성 연세대 직업컨설턴트 nnguk@yonsei.ac.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