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 미국의 신뉴딜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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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0년대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연방 고속도로 시스템 구축 이후 단일 규모로는 최대 신규 투자를 통해 수백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습니다.”

 지난달 오바마 당선인은 제2의 대공황에 버금가는 경제 위기를 헤쳐나갈 해법으로 이른바 ‘신뉴딜 정책’을 추진할 것을 공언했다.

 지난 1930년대 미국의 32대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이 실업자를 구제하고 대공황으로 침체된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추진한 ‘뉴딜 정책’을 21세기에 맞게 재현한다는 것이다.

 오바마 당선인은 “1초도 허비할 시간이 없다”며 취임 직후부터 공격적으로 이를 실행에 옮길 것을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구체적인 계획이 이르면 다음 주 확정될 예정이다.

 ◇최대 1조달러까지 쓴다=오바마 당선인이 이날 밝힌 뉴딜의 핵심은 고속도로 등 사회간접자본 확장에 가장 큰 뭉칫돈을 쏟아붓는 한편 정보기술(IT)과 녹색 에너지를 새로운 희망으로 주목한다는 것이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이를 위해 투입될 예산과 일자리 규모다.

 오바마 당선인은 처음에 25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가 이를 300만개로 상향 조정했다.

 예산도 눈덩이처럼 붇고 있다. 당초 오바마 당선인의 자문팀은 5000억∼6000억달러의 예산을 검토했다. 그러나 얼마 전 이는 8000억달러까지 늘어났다. 지난 15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예산이 8500억달러로 증액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경기 부양에 소요되는 예산이 향후 2년 간 국내총생산(GDP)의 7% 수준인 1조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천문학적 예산은 이미 의회에서 승인된 7000억달러 규모의 금융구제법안과는 별도다.

 이러한 초대형 경기부양책은 미 연방의회에서 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의 심의를 거쳐 취임 이전 표결로 확정돼 대통령 취임식 당일인 20일 정식 서명, 발효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OC와 IT·에너지가 구원투수=공식적으로 드러난 경기 회복 방안에는 크게 △공공 건물의 에너지 효율화 △도로·교량의 보수 및 확장 △학교 초고속 인터넷 통신망 구축 △병원 정보화 등이 포함됐다.

 우선 전통적인 사회간접자본(SOC)인 고속도로·교량·철도 등의 개보수와 확장에는 5000개 이상의 고속도로 개선 작업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됐다.

 오바마 당선인이 선거운동 단계부터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던 ‘친환경 에너지’와 ‘IT’도 단연 핫 이슈다.

 IT는 학교 정보화와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 구축으로 구체화될 전망이다. 특히 ‘인터넷을 만든 미국이 인터넷 초강대국이 돼야 한다’고 언급한 오바마 당선인은 전국적으로 광범위한 초고속 네트워크 업그레이드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IBM이 오바마 측에 전달한 IT 분야 투자 청사진을 엿보면 총 300억달러의 정부투자로 9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앞으로 10년간 태양열과 풍력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분야에 1500억달러를 투입해 총 50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낸다는 계획이다.

 또 그동안 주정부 차원에서 산발적으로 시행된 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도(RPS)를 연방정부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도입해 재생에너지 의무할당 비율을 2012년까지 10%, 2025년까지는 25%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경제위기 해결 특급 처방 될까=미국이 이처럼 대담한 뉴딜 정책을 구상하게 된 것은 1945년 2차 대전 종전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실업률과 실물경기 악화로 극단적인 처방 없이는 대공황에 준하는 혼란이 올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해 말 6.7% 수준의 미국의 실업률은 올해 말 8.5%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미 자동차 빅3가 파산하게 되면 실업률은 10%를 넘어설 것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나왔다.

 이를 해결할 수단으로 신정부의 신뉴딜 정책이 단기간에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희망론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대규모 재정적자를 감내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1조달러에 육박하는 엄청난 액수에 대한 중도보수 성향 정치인들의 반발은 만만치 않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실업수당과 지난해 11월 오바마 당선 이후에도 전혀 회복의 조짐을 보이지 않는 경제 지표도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짐 모란 버지니아주 공화당 의원은 최근 경기 부양책 논의를 위한 미팅에서 “경기 부양책 확정이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다”며 “이를 신속하게 처리, 실행에 옮겨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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