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올해 전세계 휴대폰 시장의 구원투수로 부상했지만 이 때문에 세계 1위 휴대폰 판매업체 노키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노키아는 지난해 3분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최근 핵심 요충지인 북미 시장에서 최신 스마트폰 판매 협력 파트너 물색에 난항을 겪고 있다.
13일 포천은 ‘북미 시장에서의 노키아의 문제점’이라는 분석 기사를 통해 적어도 당분간 북미 시장에서 세계 휴대폰 1위 업체의 자존심이 회복되기란 요원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했다.
◇스마트폰 팔아줄 이통사, 어디 없소?=노키아는 최근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폐막된 CES에서 미국 시장을 겨냥한 최신 터치스크린 스마트폰인 ‘N97’을 출품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2008년 3분기 노키아는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42%의 점유율로 여전히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애플 아이폰과 림(RIM) 블랙베리의 거센 도전에 밀려 성장률은 처음으로 마이너스 3%를 기록하는 굴욕을 경험했다.
N97은 1등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노키아가 올해 스마트폰 성장세가 단연 두드러진 미국에서 명예를 되찾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하지만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휴대폰 제조업체와 이동통신사가 계약을 체결,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미국 시장에서 공식적으로 노키아와 N97 판매 협력을 표명한 곳은 아직 한 군데도 없다.
포천은 “당분간 노키아 스마트폰을 출시할 계획인 이통사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핀란드 국민 기업이자 세계 휴대폰 시장 리더 노키아가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는 것은 미국인들의 기호를 고려하지 못한 제품과 이통사들의 비위 맞추기에도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외신은 분석했다.
제지업체로 출발한 노키아는 고무생산업체, 케이블, 라디오 등 변신을 거듭하면서 휴대폰 성공 신화를 만들어냈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현지 사용자의 입맛에 맞는 변신을 시도한 적이 없다는 것.
북미 사용자들이 플립 스타일의 휴대폰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할 때도 노키아는 ‘바(bar)’타입의 획일적 모델을 고수했다.
또 시장 확대의 필수 요건인 이통사와의 협력도 원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결과는 즉각 나타났다. 지난 2002년 30%였던 노키아의 미국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8%까지 떨어졌다. 북미에서 노키아가 최근 컨셉트 상점 오픈과 음악 마케팅 등을 대대적으로 전개한 것을 감안하면 참담한 수치다.
◇개발자들, ‘아이폰 킬러? 천만에’=3세대 아이폰 성공의 일등공신으로 활약했던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 역시 N97에는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았다.
노키아는 최근 아이폰의 성공을 벤치마킹하듯 실리콘밸리와 보스턴 사무실을 중심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전문 개발자들을 끌어모으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이들은 아이폰에 기울어 있다.
PC월드 분석에 의하면 N97은 아이폰에 비견할 만한 사양이나 애플리케이션 개발 환경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평가다.
북미 시장 탈환을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노키아는 AT&T·버라이즌 등 주요 이통사들과 협력 아래 ‘6555’ ‘미라지’ 등을 출시했다. 그러나 이들 모두 스마트폰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애플·림·구글 등 북미 토종 업체들과 삼성전자·LG전자가 가세한 스마트폰 경쟁에서 노키아가 모토로라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철저한 현지 밀착형 상품 개발과 마케팅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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