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문 국책연구기관이 함량 미달의 조사자료를 내놓아 비난이 일고 있다. 12일 에너지경제연구원(원장 방기열)이 ‘제10차 에너지총조사’의 잠정 결과를 발표하면서다.
이날 에경연은 고유가에 따라 작년도 경차 구입 선호도가 지난 2005년 대비 4.2%포인트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자가용 승용차 1대당 연평균 주행거리가 2005년에 비해 2.2% 감소했고 저가 주유소 선호도는 9.6%포인트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저소득층의 에너지 비용 부담이 고소득층에 비해 크다는 등의 표본조사 결과도 덧붙였다.
하지만 이는 유가의 고공행진시 당연히 발생하는 일반적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계량적 수치가 좀 나왔을 뿐 누가 봐도 당연하고 충분히 미뤄 짐작이 가능한 내용 일색”이라며 “국가 예산까지 투입되는 이런 조사를 굳이 30년 가까이 끌어오고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식경제부가 주관하고 에경연이 시행하는 에너지총조사는 지난 1981년부터 3년마다 한번씩 이뤄지고 있다.
이에 대해 방기열 원장은 “올해로 10회째 맞는 에너지총조사의 관련 예산은 총 8억7000만원으로, 첫 조사연도인 1981년도 대비 겨우 2억7000만원 느는데 그쳐 보다 정밀한 조사·연구에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불거진 지적 사항 등을 보완, 오는 4월 최종 결과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국내 국책 연구기관중 직원 1인당 평균연봉이 가장 높은 에경연은 지난해에도 삼성경제연구소 등 비전문 민간 연구기관들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지는 유가 전망을 내놓아 비축을 산 바 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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