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리포트]CIO의 새로운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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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는 기업의 비용을 대폭 절감시켜주고 생산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CIO뿐 아니라 CEO도 이러한 공헌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IT와 업무의 효율성이라는 상관관계가 더 이상 CEO들에게는 새롭지 않다. CEO는 IT가 기업의 가치를 증대시키고 특수 영역에 대한 지원 업무가 아닌 혁신의 구심점 역할을 해주기를 원한다.

 IT로 비용 절감을 실현하고 효율을 높인 기업에는 새로운 미션이 필요하며 CIO의 고민도 ‘가치’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만약 CEO나 다른 임원들이 지난날 IT가 비용절감에 기여했다고 높이 평가하고 있는데도 IT 투자에 냉소적이라면, CIO는 CEO의 고민을 좀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비용 절감 그 이상의 가치 필요

 최근 ‘더소사이어티오브인포메이션매니지먼트’의 조사에 따르면 점점 더 많은 CIO가 CEO보다 재무담당임원(CFO)에게 업무보고를 하고 IT의 중요성과 역할을 줄이라고 제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배경은 과거 1999년 말의 Y2K, 2000년 초의 닷컴 붕괴, 2002년의 사베인스옥슬리법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사건은 연관되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IT 부서와 CIO의 역할을 표준화(standardization)와 통제(control)로 정의했던 점에서 서로 닮아 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사용자 기기, 프로세스, 정책 등의 표준화는 Y2K와 같은 리스크 관리를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사베인스옥슬리법이라는 새롭게 등장한 강력한 회계규제를 준수하는 것도 지원했다. 또 닷컴기업들이 주장한 대로 비용 절감도 실현했다. 그러나 표준화와 통제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도 낳았다.

 기업이 표준화된 패키지SW를 도입해 세계적인 우수 사례를 따르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고 실제로 많은 기업이 훌륭하게 이를 수행했다. 초기에는 이 같은 변화가 분명 경쟁사와의 차별화 요인이었으나 이제 더 이상은 아니다.

 CIO는 CEO가 가진 회사의 비전을 이해하고 CEO가 생각하는 IT를 이해해야 한다. 21세기의 기업은 몸집만 크다고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 IT도 마찬가지다. 민첩하고 유연한 IT가 무엇보다도 중요해지고 있다.

 CIO는 일상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일회성의 표면적인 시스템 업그레이드 방안과 기업의 생산성을 다음 단계로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두고 심도 있는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당장의 IT 투자를 줄이기 위해서라면 단연 표면적인 시스템 업그레이드 방안이 우세할 것이다.

 그러나 좀 더 먼 미래를 생각한다면, 생산성을 한 단계 끌어올릴 IT 시스템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는 기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고객·직원·공급업체에 과거와는 다른 차원의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 아니면 주주들로부터 일시적인 환호를 받고 끝날 것인지 사이의 고민이기도 하다.

 또 이 고민에는 현재 기업이 궁리하고 있는 분야, 예를 들면 신흥 시장 진입을 위한 준비도 포함돼야 한다. 신흥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어떻게 경쟁할 것인지, 이 경쟁을 승리로 이끌어줄 IT 시스템은 효율을 극대화하고 IT 자원을 최적화한 것인지, 아니면 초기 시장 장악을 위해 많은 트랜잭션을 견딜 수 있는 대형 시스템인지도 따져봐야 할 것이다.

 ◇IT 투자의 초점을 ‘고객’에게

 기업의 전략을 이해하고 CEO의 생각을 간파했으면 고객에게 눈을 돌릴 차례다. 오늘날 고객들은 서비스 조직으로부터 자신이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기술과 동일한 수준의 경험, 속도, 상세 정보, 유연성 등을 제공받고 싶어한다. 그러나 액센츄어가 전 세계 CIO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고객에게 중점을 둔 IT애플리케이션에 투자하고 있는 기업이 28%에 불과해 여전히 고객이 IT투자에서 고려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고객 대응 시스템이 기술 및 비즈니스 타당성 측면에서 성과 향상 애플리케이션들 가운데 여전히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정보와 데이터 흐름을 관찰한 결과 고객에게 중점을 두는 정보시스템 인터페이스는 5%에 불과했다. 이들 조직이 갖고 있는 고객 정보 중 2%만이 매우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었으며 9%만이 의사결정권자와 관련 직원의 접근이 원활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객 비즈니스를 하는 조직이라면 핵심 프런트 오피스 시스템과 CRM, 영업 및 마케팅, 과금 등 관련 프로세스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이러한 테스트는 기술적 타당성, 비즈니스적 타당성과 관련돼서는 안 되며 고객의 인터넷 경험으로부터 추출한 고객 기대에 관한 검토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 가장 좋다.

 고객 중심의 IT시스템을 위해서는 다음의 사항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귀사의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소스 수준의 고객 리뷰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귀사는 고객이 원하는 조언을 때맞춰 제공하고 고객 피드백을 제품에 반영하고 있는가.

*고객을 더 넓은 범위의 커뮤니티로 연계시키고 있는가.

*상품, 서비스, 정보의 무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가.

 ◇가볍게, 더 가볍게

 기업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IT의 민첩성과 유연성 외에 경량화(lite)도 필요하다. IT의 경량화는 액센츄어가 지난 2008년 제시한 8개의 기술 비전에서도 등장한다.

 IT의 경량화는 개인 사용자뿐 아니라 기업의 시스템에서도 중요한 화두다. 매시업과 위젯은 사용자 주도 데이터 통합과 빠른 프로토타이핑으로 가볍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REST(Representational State Transfer), 매시업 개발 도구와 같은 심플한 표준의 광범위한 적용으로 가벼운 접근방안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기업 사용자로 확산될 것이다. CIO들은 효과적으로 시스템을 통합하기 위해 어떠한 접근법을 사용할지 그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야후·e베이·아마존·페이스북·세일즈포스닷컴·J2EE 5.0·오라클 그리고 많은 공개 소프트웨어가 REST를 지원하며 아마존은 SOAP과 REST를 모두 지원하고 REST가 트래픽의 85%를 차지한다. 위젯과 가젯은 지속적으로 일부 데이터를 업데이트해서 데스크톱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가볍게 만들어준다. 야후·구글·마이크로소프트·애플 등이 여기에 속하며 1000개 이상의 위젯이 존재한다.

웹2.0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광범위한 대중의 참여가 가능한 위키, 블로그,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 유튜브 등이 경이로운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는 대기업과 공공기관들이 간과하지 말아야 할 새로운 마케팅 기회다. 이러한 모델의 특징인 다수 대중의 참여 방식을 활용해 이를 조직의 혁신과 참여가 가능한 의사결정 조직으로 전환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

 2000년 초반에 분명 닷컴 붕괴가 일어났지만, 오히려 옥석을 가려 현존하는 기업들은 전통적인 기업에 신기술 도입의 스승 역할을 하고 있다. CIO들은 거품 한가운데 있던 닷컴을 볼 것이 아니라 생존에 성공해 산업을 주도하는 닷컴들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 이미 CEO들이 거기에서 찾은 교훈을 바탕으로 기업 전략을 새로 짜고 있기 때문이다.

장영진 액센츄어 SI&T 그룹 ATS 부장 young-jin.chang@accen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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