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디스플레이 산업의 설비 투자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장비재료(부품) 평가지원 사업’을 투자 침체의 활로로 삼아 본격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장비재료 평가지원 사업은 지난 2007년 협회와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장비의 부품·재료 국산화를 독려하고 대중소 기업간 상생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올해는 신규 설비 투자가 실종된데다 고환율의 어려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그동안 수입에 의존하던 장비의 부품·재료를 상당량 국산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여겨진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회장 이상완)는 지난 2007년 도입한 장비재료 평가지원 사업을 올해 본격 확대하기로 하고, 다각적인 활성화 방안을 모색중이다. 장비재료 평가지원 사업은 수요 기업인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가 장비에 들어가는 부품과 재료의 신뢰성을 직접 평가한뒤 인증하는 프로그램으로 외산제품을 국산으로 대체하려는 취지였다.
하지만 도입후 2년간 기초 성능평가에만 그치고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양산평가는 거의 없었던 탓에 사실상 사장된 제도였다. 첫해인 지난 2007년 장비 재료·부품 가운데 대림H&L의 ‘폴리이미드 부품’ 단 한개 품목만이 평가를 통과, 현재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삼성SDI 등이 일부 쓰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말 ATS엔지니어링이 ‘도어밸브·게이트밸브’에 대한 성능 평가를 추가 신청한 게 고작이다.
그러나 업계는 가뜩이나 투자가 침체된 올해야말로 장비 부품·재료의 국산화를 가속화할 수 있는 호기라며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 장비업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많게는 연간 매출의 20% 이상을 장비 부품·재료가 차지하기도 한다. 또 전체 신규 설비 투자가 위축되더라도 기존 양산장비의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각종 부품이나 소모품·재료 수요는 오히려 늘 수 있다.
특히 고환율에 시달리는 올해는 최종 수요기업인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로서도 수입에 따른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새해 들어 정부도 디스플레이 제조 장비의 관세 혜택을 대폭 축소하면서 수입 부담이 더욱 가중된 상황이다.
협회 관계자는 “삼성·LG의 의지만 있다면 장비 완성품이 아닌 부품·재료는 얼마든지 국산으로 대체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장비의 실질적인 국산화율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보다 영세한 2·3차 장비 부품·재료 기업들에게 가뭄의 단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회는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를 비롯, 주요 장비 업체들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 올해 장비재료 평가지원 사업을 대표적인 상생협력 프로그램으로 추진키로 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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