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과거 4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했다. 그러나 최근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치킨 게임에 의한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한 상태다. 이로 인해 대만 반도체 공급업체가 파산 직전에 몰려 정부의 공적자금이 투입되며, 세계 5위 D램업체인 독일 키몬다가 파산 위기에 몰렸다는 소식도 들린다. 불황으로 세계 메모리 공급업체가 겪는 고충과 업계 재편은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가 호황을 누릴 때 차세대 제품 개발에 과감히 투자하지 못해 선두업체와 기술 격차가 발생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대만업체들과 키몬다는 우리 기업들과 기술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메모리 반도체회사 간의 기술 전쟁은 시장의 조정기가 끝나도 향후 원천기술, 생산기술, 회로기술 경쟁력에 의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치열한 기술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선 차세대 제품 관련 재료·생산·회로의 원천기술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현재 상용화한 D램은 미국 인텔이, 플래시메모리는 일본 도시바가 핵심원천기술 지식재산권을 가지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연간 1억달러 이상의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핵심원천기술을 확보한 미국 기업들은 인건비가 저렴한 대만 및 동남아시아 국가에 생산기지를 두면서 공급 과잉을 초래했다. 이러한 시장 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해 우리 기업들은 차세대 제품의 핵심기술을 모두 확보해야만 한다. 그러나 차세대 메모리 제품 개발을 위해서는 수천억원의 투자비와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이러한 시기에 정부의 역할은 기업체를 도울 수 있는 원천기술 개발 국책사업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D램은 전원을 끄면 정보가 사라지는 휘발성 메모리라는 단점과 테라비트급 저장 용량에 적용되는 30나노미터 회로 선폭 고집적화에 한계가 있다. 플래시메모리는 정보의 쓰기·읽기 속도가 느리고 20나노미터 고집적도에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물리적·전기적 한계를 극복하고 기존의 고집적도 D램, 고속 S램, 비휘발성인 플래시메모리의 장점을 통합할 수 있는 테라비트급 용량의 나노플로팅게이트 메모리(NFGM), 터널 장벽엔지니어드 나노플로팅게이트 메모리(TBE-NFGM), 폴리머메모리 (PoRAM), 강유전효과 메모리(FFM), 저항변화 메모리(ReRAM), 수직자화 메모리(STT-MRAM) 등의 원천기술 개발 사업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우리 기업들이 차세대 메모리 제품의 재료·생산·회로 관련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산학연 공동 연구 활성화가 필요하다. 원천기술 개발은 대학 및 연구소에서 개발한 기술을 기업체로 이전, 검증을 통해 상용화 기술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러한 차세대 메모리의 핵심 원천기술 확보는 우리 기업들이 향후 반도체 시장에서 흔들리지 않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결론적으로, 최근의 반도체 시장 불황을 우리는 기회로 삼아 차세대 메모리 원천기술 확보를 통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한다면 2015년 이후에 우리나라는 세계 일류 메모리반도체 국가로서의 위상을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이다. 박재근 한양대 전자통신컴퓨터공학부 교수·지식경제부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 개발사업단장 parkjgL@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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