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검색 황제이자 투자의 큰 손 구글이 창사 10년만에 가장 강도높은 긴축 경영에 돌입했다.
3일 월스트리트저널은 구글이 최근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신규 프로젝트와 투자를 지속적으로 줄이면서 본격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외신은 가장 눈에 띄는 변화로 구글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실험적인 신규 프로젝트’의 위축을 꼽았다.
지난달 구글은 새로운 검색 방식을 실험해온 ‘서치매시(SearchMash)’ 사이트 운영을 중단한 데 이어 최근에는 가상 현실 서비스인 ‘라이블리(Lively)’도 문을 닫는다고 발표했다.
자신만의 웹페이지를 만들어주는 ‘구글 페이지 크리에이터’는 ‘구글 사이트’ 서비스와 통합됐다.
이는 지난 1년간 구글의 매출 성장률은 뚜렷하게 둔화된 데다 인터넷 검색 광고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계획도 요원하기 때문이다. 구글의 온라인 결제 시스템인 ‘구글 체크아웃’, TV 광고를 판매하는 ‘구글 TV 애드’ 등 새로운 사업들도 재미를 보지 못해 여전히 검색 광고 매출 비중이 97%에 달한다. 지난 2일 구글 주가는 1년 전 741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75달러까지 떨어졌다.
에릭 슈미트 CEO는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하는 신규 사업들을 잘라낼 것”이라며 “실험적인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20명씩 엔지니어를 할당하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계획의 일환으로 구글은 최근 ‘식스 시그마’ 전문가인 패트릭 피체트를 최고재무담당(CFO)으로 영입, 불필요한 사업을 과감히 포기하거나 기존 유사 서비스와 통합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투자도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선회했다. 최근 에릭 슈미트 CEO는 고위 임원 회의를 열고 디스플레이광고, 휴대폰 광고, 온라인 기업용 소프트웨어 등에 투자를 집중하자고 선언했다.
심지어 구글 기업 문화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사원 복지도 소극적으로 바뀌었다. 무료 카페테리아 서비스 시간을 줄인 것이 그 예다.이에 앞서 계약직 직원 최대 1만명을 해고한다는 구조조정 방침도 나와 구글의 ‘자세 낮추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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