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gold)은 금속 이온화 경향표의 제일 끝에 위치한다. 쉽게 산화되지 않고 잘 녹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옛날부터 금은 대표적인 귀금속 대접을 받아왔고, 특히 변치 않는 사랑을 서약하는 결혼반지로 많이 사용돼 왔다.
오스트리아 빈 공대의 게오르그 슈타인하우저 박사는 결혼과 함께 자신의 금반지가 얼마나 닳을지 관찰하겠다는 다소 엉뚱한 결심을 했다. 슈타인하우저 박사는 매주 목요일마다 자신의 금반지를 초음파 세척기로 깨끗이 세척한 다음 정밀한 저울을 사용해 질량을 측정했다. 그 결과 박사의 5.58387g짜리 18캐럿 금반지는 매주 약 0.12㎎씩 닳고 있었고 1년 후 총 6.15㎎ 줄어 들었다. 대략 0.11% 정도 줄어든 셈이니, 결혼 50주년인 금혼식 무렵에는 금반지의 20분의 1 이상이 닳아 없어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 계산대로라면 금반지는 900년 후에 완전히 닳아 없어진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그렇게 오래 결혼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부부는 지구상에 없다.
조금 더 상상력을 발휘해 보자. 인구 170만명인 빈에 약 30만쌍의 커플이 있고, 이 중 약 60%가 18캐럿 금반지를 끼고 다닌다면 1년에 2.2㎏이 닳고 금액으로는 약 6만달러가 없어지는 셈이다.
이 재미난 연구결과는 학술지인 골드 불루틴(Gold Bulletin)에 발표됐고, 미국화학회 소식지에도 요약 소개됐다. 슈타인하우저 박사는 현재 6개월에 한 번씩 결혼반지의 무게를 재고 있으며, 과학자로서의 경력을 마감하는 마지막 논문으로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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