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바다의 숨은진주](21) 유에포

단편영화 맘껏 보는 온라인 `시네마천국`

 단편영화는 영화감독 지망생에게는 다양한 실험과 경험을 하기 위해 거쳐야할 통과의례다. 유명 감독이 연출한 단편영화는 감독이 스타가 된 후에야 그 진가를 인정받기도 한다. 독립영화배급지원센터에 따르면 영화의 토양을 풍부하게 하는 단편영화가 일년에도 600여편이 제작되지만 정작 감독과 관객이 이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은 부족하다.

 유에포(대표 박병운 www.youefo.com)는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단편영화를 폭넓게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다는 목표로 지난 4월 문을 연 온라인 상영관이다.

 박병운 유에포 대표는 “일반적으로 극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상업영화 외에도 다양한 영화를 찾는 수요가 있다고 판단해서 사이트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500편에 가까운 단편 영화가 무료로 상영 중이다.

 사이트에 영화를 공개하는 방식은 간단하다. 단편영화 감독들이 자발적으로 시놉시스와 영화 파일을 e메일·웹하드 등을 통해서 회사 측에 전달하면 지나치게 선정적이거나 상영이 불가능한 작품을 제외하고 사이트에 올라간다.

 현재까지는 영화학과 졸업작품, 영화제 수상작이 대다수지만 영화 ‘놈놈놈’의 촬영감독을 한 이모개 감독, ‘사춘기’ ‘미쓰 홍당무’를 연출한 이경미 감독 등 대중성 있는 작품을 확보하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려고 노력 중이다.

 단편영화 마니아 층과 여건 상 단편영화를 접하기 힘든 지방 관객들의 호응이 좋은 편이다. 관객이 영화를 본 느낌을 감독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별표·댓글 코너 등도 마련했다.

 유에포의 가장 큰 고민은 수익을 다각화해서 창작자에게 어느 정도 보상을 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 현재는 광고 수익으로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지만 후불 요금제 등 다양한 실험을 거쳐 수익 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다.

 

 <킬러콘은>

 유에포는 창작자에게 조금이나마 수익을 돌려줘 새로운 창작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하다 최근에 ‘후불제 관람료’를 도입했다.

 후불제 관람료는 말그대로 영화를 다 본 후에 영화가 마음에 들면 600원 안팎의 관람료를 휴대폰으로 결제하고 그렇지 않으면 결제하지 않는 방식이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맘에 안들면 단지 돈만 안내면 되기 때문에 영화 관람에서 아무런 불이익이 없다. 도입된지 1개월 남짓이어서 정착 여부를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결제하는 관객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관람료를 후불로 책정한 이유는 실험성 강한 단편영화를 결제하고 관람하게 할 경우 관객이 거부감을 느낄 수 있고 단순히 관람료를 넘어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가능성 있는 감독을 지지한다는 의미도 포함하기 위해서였다. 이 사이트는 더 많은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최근에 버스 요금보다 낮은 가격으로 다양한 단편영화를 지원할 수 있다고 홍보 중이다.

 이수운기자 p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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