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기획] MB·오바마 정책 비교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美 대통령 당선인의 주요 정책 비교

 그린오션은 비슷하고, 미디어 정책은 다르다. ‘오바마 노믹스’와 ‘MB 노믹스’의 궁합이다.

 ‘오바마 노믹스’는 정부 시장 개입 최소화를 주장해온 부시 정부와는 판이한 정책 노선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 과정과 행정부에서의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지만, 오바마는 정치적 스펙트럼상 선거공약에서처럼 선명한 정책 노선을 지닐 수밖에 없다.

 ◇기조는 다르다=오바마 노믹스와 MB 노믹스는 다르다. 규제 완화와 감세, 민영화를 주장하는 MB 노믹스와 규제 강화와 부자에 대한 증세, 재정 확대를 중시하는 오바마 노믹스 노선에서 차이가 엿보인다.

 MB 노믹스는 작은 정부에, 오바마 노믹스는 강한 정부에 집착한다. 정책공조 과정에서 마찰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여기서 나온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슈퍼 301조’를 부활시킨 사례를 들어 오바마 당선인과 ‘슈퍼’ 민주당은 집권 초기 보호 무역을 더욱 강화하는 정책을 들고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린오션은 비슷=오바마 당선인과 이명박 정부는 ‘그린에너지’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중시하고 있다. 오바마 당선인은 석유에너지를 대체하기 위해 2018년까지 향후 10년 동안 1500억달러를 투자해 바이오에탄올과 같은 대체연료를 개발한다고 강조했다. 태양광, 풍력 등 그린에너지 산업도 중점 육성대상이다. 2025년까지 미국 전력 생산량 4분의 1을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한다고 발표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새로운 국가 발전 전략으로 제시한 ‘저탄소 녹색 성장론’과 상당히 일치한다. 지난 9월에는 지식경제부와 신성장동력기획단이 이명박 대통령 주재 신성장동력 보고회에서 에너지·환경 분야의 무공해 석탄에너지 등 6대 분야 22개 신성장동력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 정권 모두 해법에 문제가 있다. 그린에너지는 양국 정상에게 꿈의 대상이지, 구체화된 현실적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관건은 기술개발과 상업화다.

 ◇미디어는 극과 극=이명박 정부는 방송·통신 융합을 신성장엔진으로 보고 신문·방송 겸업 허용, 지상파방송 소유제한 기준 완화 등을 포함한 미디어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할 예정이다. 민영미디어렙 신설도 추진한다. 반면에 인터넷 역기능에 관해서는 포털의 실명제와 사이버 모욕죄 추진을 통해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반대로 오바마는 미디어 소유 집중에 다소 거부감을 갖고 있다. 6일 블룸버그는 오바마가 최근 미 연방통신위원회의 신문·방송 겸업 허용 결정을 뒤집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인터넷에 대해선 통신사업자가 인터넷 사이트를 차별하지 않고 동일한 전송속도를 제공해야 한다는 ‘망 중립성’을 주장하는 등 우호적인 정책을 펼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는 지난해 FCC에 인터넷 접근권 확대를 주장하면서 “방송국들은 지역 뉴스와 공익 성격의 콘텐츠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당과 진보당의 미디어에 관한 시각차다.

 ◇IT 산업의 중요성 되새겨야=오바마 당선인은 교육·의료·에너지 등 모든 분야에 인터넷과 첨단 기술을 접목해야 미국의 변화와 혁신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해왔다. 오바마의 대권 도전 성공에는 IT 산업의 영향이 컸다. 유튜브, 블로그가 오바마를 도왔다. 오바마 선거참모 중 상당수가 강력한 IT 정책 드라이브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오바마 정부를 만든 핵심인력이 미국의 정보화고속도로를 구축한 세대라는 점에서 강력한 테크노크라트의 등장이 기대된다.

 반면에 이명박 정부의 뉴IT 전략은 독자적 성장보다는 기존 산업에 부가가치를 돕는 수동적 의미의 IT 산업으로 규정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보수적인 이명박 정부 측에서 IT는 경제 성장동력이라는 인식보다는 ‘인터넷 악플’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KOTRA는 “오바마 정부 출현 이후 IT 인프라 구축, 재생에너지 개발, 미래산업 육성 등 IT 전반에 우호적인 정책을 취할 것”이라면서 “한국이 IT 강국의 이점을 살려 한미 경제를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IT 부문 공조를 위한 테크노크라트의 중용이 기대된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