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최근 경제상황에도 내 지인들은 흔들림 없이 하루하루 시간을 쪼개어 계획적으로 움직인다.
무엇이 그들을 남과 다르게 만드는가. 그것은 현재 상황보다는 미래 시장을 보는 안목이다. 그들의 열정적 삶을 지탱해 주는 자양분, 그들을 더욱 그들답게 만들어 주는 아이덴티티가 분명하게 있는 것이다.
요즘에는 연예인도 자신의 정체성을 내세워 브랜드를 판다. 이효리는 ‘잇츠 효리쉬(It’s Hyorish)’, 가수 비는 ‘레이니즘(RAINISM)’, 동방신기는 ‘미로틱(미로처럼 빠져 나올 수 없는 음악)’과 같은 신조어로 자신의 음악을 대변한다.
미국의 애플은 스티븐 잡스를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몰아냈지만, 그가 만든 히피 기업문화는 바꿀 수 없어 그를 다시 찾았다.
일본 제조업체는 수십년 기술개발에 매진하고도 부가가치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일본 기업이 왜 기술개발을 하고도 고전을 면치 못할까. 그 해답은 “우리는 철학을 판다. 오토바이는 슬쩍 끼워 파는 것이다”는 할리데이비슨 회장의 말에서 찾을 수 있다.
기술 중심 기업은 독자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모듈화·표준화 추진으로 후발업체 모방이 가속화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본 기업은 최근 ‘철학과 정교함은 모방할 수 없다’는 이념을 모토로 한 스리아와세(일본 특유의 협업을 통한 기술개발)에 집중하는 중이라고 한다.
대부분 기업은 뛰어난 기업으로 퀄컴을 꼽는다. 좋은 사례지만, 기술은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그 속에서 기업의 존재가치를 설정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흔들리게 마련이다.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우리 기업만의 자원과 능력에 감성적 의미를 부여해 기업의 철학과 존재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이미 조직 내부에 자리 잡고 있는 우리 회사의 아이덴티티(정체성)를 활용해야 한다. 대행사에 100% 의존해 만들어 낸 결과물은 대행사의 정체성이지 자사의 정체성이 아닌 것이다. 조직 내부의 기업 철학을 브랜드에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조화·융합을 통한 새로운 패러다임에 공존의 상상력이 없다면 우리는 현대 기술매체를 예술화했던 백남준의 가치를 이해할 수 없다. 기술과 더불어 디자인은 숨겨진 진리가 드러나는 통로며 기업의 아이덴티티와 존재가치를 외부에 내보이는 한 방식이다.
이를 위한 브랜드 컨설팅 관련 대행사를 선별하려면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 사항을 점검, 결정해야 한다.
첫째, 출신이나 과거의 실적만 내세우고 최근 트렌드와 거리가 먼 결과물을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둘째, 외부 커뮤니케이션을 디자인할 때 일관되고 지속적인 비주얼 코드를 개발해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하는 노하우가 있는가. 셋째, 수행 과제의 대상이 되는 콘택트 포인트, 가설을 검증해 향후 일어날 영향력의 우선순위 근거자료를 제출하는가. 넷째, 실행에 대한 책임감으로 기획단계부터 리스크를 줄여, 구체적인 타임테이블을 제시하는가. 다섯째, 우리조직의 핵심 가치기술을 통찰하고 타사와 차별화된 전략으로 외부커뮤니케이션을 디자인하는가 등이다.
불황이라고 하는 지금, 장기적인 안목으로 마라톤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한 기업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힘껏 도약하려면 흔들림 없는 경영전략 수립으로 내부 구성원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고객에게 신뢰를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미정 KID어소시에이츠 대표이사 ceo@letsgoki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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