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가 진행되며 3분기 실적이 경기침체를 서서히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IT기업의 수익성도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2일 FN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까지 60개 IT기업을 포함해 257개 상장기업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IT기업 중 매출이 증가한 곳이 49개사(81.6%)로 대부분 기업이 전년대비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영업이익이 증가한 곳은 3분의 1에 불과한 23개사에 그쳤다. 또 지난해 대비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개선된 곳은 18곳(29.0%)에 불과했다.
특히 삼성전자, SK텔레콤, KT,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대기업들은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전년대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감소해 국내 IT산업의 위축을 반영했다.
그나마 삼성전자와 LG전자, 삼성SDI 등은 경기침체 영향을 감안할 때 선방했지만 지난달 30일 실적을 공시한 하이닉스는 영업이익 4650억원 적자로 전분기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고 순이익은 1조6700억원 적자로 글로벌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 같이 깜짝 실적을 발표한 기업도 있지만 대부분 IT기업이 수요 감소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했다. 최 연구원은 “당분간 글로벌 소비침체 우려가 상존해 4분기 성수기에 대한 기대감도 사라졌다”며 “경기에 민감한 IT산업도 수익성 악화가 예견된다”고 밝혔다. 또 국내 IT산업을 이끄는 대기업의 주머니 사정이 나빠져 향후 이들에 제품을 공급하는 중소기업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견해다.
한편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를 반영한 증권사의 목표주가 낮추기도 속속 진행되고 있다.
일부 증권사가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테크윈, LG데이콤, LG텔레콤, 다음 등에 대해 기존 목표주가를 소폭 올려 엇갈린 의견을 보였을 뿐 실적을 발표한 모든 종목에 대해선 일제히 하향조정했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근 주가가 급락하며 목표주가와 심한 괴리가 있는데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4분기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3분기 실적발표를 계기로 목표주가 하향작업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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