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M업계, 고액권 분리발행 `기대 만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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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5만원·10만원권 고액권 발행을 놓고 은행권과 금융자동화기기(ATM)업계가 이해득실을 따지느라 분주하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열린 국정감사에서 도안 문제를 이유로 10만원권 발행 지연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관련 업계가 파급효과와 대책 마련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

 우선 은행권은 분리발행은 고액권 ATM 도입 작업이나 비용 측면에서 이중 투자를 유발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가뜩이나 신권 ATM을 전면 도입한 지 2년여만에 대규모 ATM 투자를 감수해야 하는 은행에 분리발행은 ‘설상가상’이라는 것이다.

 A은행 관계자는 “금융 당국은 고액권은 고객 수요가 적기 때문에 일부 ATM만 교체하면 된다고 하지만 서비스를 놓고 경쟁하는 은행으로서는 전면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며 “여기에 5만원, 10만원권이 나뉘어 발행된다면 1년도 채 안돼 ATM을 두 번 교체해야 하는 셈”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게다가 국내에 공급되는 ATM의 원가 중 상당부분을 일본산 부품이 차지하는 만큼 IT투자 활성화 효과도 없다는 것이 은행권의 주장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전국은행연합회를 통해 이 같은 주장을 담은 건의문을 제출하는 것도 논의됐지만 현 금융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일단 당국의 대응을 기다려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이해 당사자인 ATM업계는 분리발행으로 인한 개발비용 증가에 대한 우려 한편으로 매출기회가 늘어난다는 점에서는 내심 기대하는 상황이다. 5만원, 10만원권이 분리발행된다면 ATM업계는 이를 인식하는 감별모듈을 두 차례에 나눠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개발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B사 관계자는 “펌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 감별기능을 해결할 수 있다면 모르지만 아예 모듈 자체를 교체해야 한다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두 차례에 걸쳐 제품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 부분 매출확대 효과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은행 측은 “현재로서는 분리발행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일 뿐 기본 방침은 동시발행”이라고 전제하고 “이르면 올 연말 최종안을 확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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