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발전 전문 업체인 경동솔라텍의 이승영 과장(36)은 요즘 심란하다. 당장 하반기 사업계획과 내년도 경영전략을 세워야하는 데 널뛰는 국제유가를 좀처럼 가늠할 수 없어서다. 하락세라고는 하지만 실제로 얼마나 떨어질 것인지, 당장 3분기 전망은 어떨지 신뢰할만한 데이터가 없다는 게 이 과장의 푸념이다.
실제로 국내외 주요 연구기관들의 3분기 유가전망치를 보면 배럴당 최고 70달러까지 차이가 난다. 가장 최근인 지난 24일 지식경제부·석유공사·에너지경제연구원 등 민·관 합동으로 구성된 ‘국제유가전문가협의회’가 내놓은 4분기 유가 전망은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배럴당 100달러 내외다. 골드만삭스의 전망과는 50달러의 간극이 있다.
21일 나온 LG경제연구원의 ‘국제유가 어디까지 떨어질까’ 보고서에는 이번 하반기 전망치가 아예 없다. 그만큼 자신이 없다는 얘기다. 지난 6월에 나온 삼성경제연구소의 자료 역시 현재 유가와 14달러 가량 차이(두바이유 기준)를 보인다.
해외 연구기관의 전망치는 오차범위가 이보다 더 크다. 옥스포드경제연구소(OEF)는 현 3분기 유가 전망을 브렌트유 기준으로 배럴당 148달러, 4분기에는 150달러까지 치고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26일(현지시각) 현재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103.54달러다. 골드만삭스도 136.6달러(WTI 기준)로 3분기 유가를 점쳤으나 현재 거래가는 106.89달러다.
이처럼 유가 전망이 어려운 것은 기름값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내·외생 변수가 워낙 많고 복잡다기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하소연(?)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석유는 수요와 공급만으로 가격이 결정되는 일반 재화와 판이한 가격결정 구도를 갖는다”며 “기본적으로 OPEC 등 주요 공급원 측이 언제든 인위적 공급 조절에 들어가 버릴 수 있고, 여기에 중동 정세와 그에 따른 미국의 개입 여부 등 정치 문제까지 결부되면 계량적 전망이 불가능한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불거진 미국 금융사태와 같은 돌발변수라도 생기면 전망이라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진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따라서 관계기관과 일선 업체들은 이같은 특수성을 인식, 다양한 시나리오를 갖고 상황별 복수 대안을 마련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류경동기자 nin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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