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액자, 넷북, 휘트니스 단말기, 패션 액세서리폰, 위치추적기.’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디버전스’다.
디버전스는 최근까지 IT제품의 대표적 공통점인 ‘컨버전스’와 반대되는 개념. 제품의 기능을 단순화시키고 대신 사용 편의성을 강화한 것. LG경제연구원은 21일 ‘최근 전자산업의 혁신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전자산업의 혁신 트렌드 가운데 하나로 디버전스를 꼽았다.
연구원은 이유를 3가지로 들었다. 우선 고객 요구가 갈수록 세분화되면서 특정기능에 대한 전문성 강화다. 이는 메인프레임에서 수퍼컴퓨터를 거쳐 랩톱, 팜톱, PDA로 발전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소비자들의 요구는 다양화·세분화했다는 것이다. 또 다양한 기술이 결합한 컨버전스 제품의 특화기술 발전속도가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끝으로 컨버전스 과정에서 사용방식이 복잡해지면서 단순하고 간편한 방식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점도 이유다.
연구원은 디버전스 이외에 최근 전자산업 트렌드로 △사용자환경·편의(UI) 혁신을 통한 하이터치 실현 △소비자 맞춤형 라이프스타일 창출 △시간·비용의 맞춤화 등을 꼽았다. UI혁신은 인간의 오감에 가깝게 혁신한 것으로 특히 인간의 미묘한 감정을 이해하며 교감이나 공감을 이끌어내는 ‘하이터치’를 실현한다. 대표적 사례로 소니의 MP3플레이어 ‘롤리’를 꼽을 수 있다. MP3플레이어에 로봇의 인공지능과 구동기술을 접목한 것으로 음악이 나오면 리듬에 맞춰 날개를 펴고 춤을 춘다. 리모콘 없이 손 움직임으로 TV를 조작하는 도시바의 ‘비전 리모트컨트롤 TV’도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소비자들이 전자제품을 통해 웰빙을 추구하고 이동성 강화 및 개성을 표출하는 맞춤형 라이프스타일 창출도 최근 혁신사례다. 사너스시스템이 출시한 벽걸이 TV를 장착할 수 있는 기구인 ‘비전마운트’가 사례다. 이 제품은 거실내 어떤 공간이나 위치에도 TV를 설치할 수 있으며 리모컨을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 TV를 시청할 수 있다. 또 TV가 꺼지면 열 손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TV가 벽면에서 떨어져 거실쪽으로 기운다.
소비자의 요구에 맞춤화하는 제품도 최근 IT혁신의 특징이다. 샤프의 화면밝기를 조절해 전력소비를 낮추는 TV, LG전자의 주변시청 환경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백라이트·컬러 선명도를 조절하는 TV, 고객이 TV 광고를 볼지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인 티보의 디지털비디오레코더 등이 있다.
연구원은 이같은 혁신 트렌드를 바탕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기회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업들에게 제안했다. 특히 새로운 고객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미래 비즈니스 환경에서 경쟁 우위확보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준일 연구위원은 “주류를 좇아가서는 시장에서 선점을 할 수 없다”면서 “혁신을 통한 차별화를 이뤘을 때 특수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의 온라인 기반 오픈 환경에서는 틈새시장이 틈새에 머물지 않고 전체로 파급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 기업들이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준배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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