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이 세계 첫 개발했으나 대기업이 갑작스럽게 중도 포기하는 탓에 사장될 뻔 한 ‘플라스틱 마이크로 니들(미세 바늘)’ 기술을 한 벤처 기업이 상용화했다.
주인공은 신생 벤처기업 마이티시스템(대표 설부준)이다. ‘마이크로 니들’은 환자 치료를 위해 호르몬 약물·단백질 약물 등 고분자 약물을 피부층을 통해 흡수할 수 있도록 피부에 통증 없이 미세 구멍을 만드는 기술이다. 마이티시스템이 이번에 실시권을 확보한 ‘플라스틱 마이크로니들 성형 기술’은 기존 금속이나 실리콘 소재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손쉽게 양산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기존 마이크로 니들은 티타늄금속·실리콘을 재질로 만들어야 해 반도체 공정을 이용한 고가의 장비와 시설이 요구됐다. 제조 원가가 높을 뿐 더러 대량 양산에 한계를 보이는 문제점이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마이크로 니들 관련 기술을 마이티시스템 측에 이전하고 최근 양산에 들어갔다고 2일 밝혔다. KAIST 기계공학과 이승섭 교수와 호남석유화학은 지능형마이크로시스템개발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05년부터 플라스틱 성형기술과 초미세 기전공학(MEMS) 기술을 접목한 초정밀 플라스틱 성형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세계 첫 성공했다.
KAIST 한 관계자는 “‘마이크로니들 롤러’ 제품에 대해 지난해 7월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품목허가를 승인받았고 같은 해 9월 19일 제품 생산에 필요한 KGMP 인증도 받아 연말부터 호남석유화학이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었으나 사업를 철회했다”고 말했다. 호남석유화학 관계자도 “내부 사정으로 인해 사업을 불가피하게 접었다”고 말했다.
설부준 마이티시스템 사장은 “호남석유화학 사업 포기 이후 KAIST가 실시권을 이전받아 마이크로 니들를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우선 규제가 까다롭지 않은 일회용 의료기기인 ‘플라스틱 마이크로니들 롤러’의 부품을 생산한다. 플라스틱 마이크로니들 롤러란 피부에 미세 구멍을 내, 피부를 재생시켜줌으로써 주름 및 흉터를 줄여 주는 미용 제품이다. 향후 패치형 의료제품 등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설부준 사장은 “마이크로 니들에 항구토제·골다공증치료제 등 약물을 주입한 패치 형태의 제품을 KAIST와 공동 개발중”이라고 덧붙였다.
안수민기자 s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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