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에 발목을 잡혔던 정책 당국이 오랜만에 한숨을 돌렸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5.6% 오르는 데 그치며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는 작년 동월 대비 5.6% 상승했으며 전월에 비해서는 0.2%가 하락했다.
올해 소비자 물가는 2월 3.6%, 3월 3.9%, 4월 4.1%, 5월 4.9%, 6월 5.5%, 7월 5.9% 등으로 폭등해왔으며 8월에는 6%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으나 예상과 달리 전월에 비해 하락했다.
이는 그동안 폭등하던 유가가 하락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때 배럴당 140달러를 돌파하는 등 끝 모르고 치닫던 유가는 8월 들어 110∼120달러의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송성헌 통계청 물가통계과장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류 상승이 물가상승 기여도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국제유가가 다소 안정되자 소비자물가가 전월 대비 하락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서민이 피부로 느끼는 생활물가지수도 전년 동월비 6.6% 상승했으나 전월비로는 0.4% 하락했다. 다만 농산물 및 석유류 등을 제외한 근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비 4.7%, 전월비 0.2%씩 각각 증가했다.
부문별로는 전월에 비해 식료품·비주류음료·주류·담배, 의복과 신발, 교양·오락, 외식·숙박 등은 상승했으나 교통이나 기타 잡비 등은 하락했다. 특히 휘발유, 경유 가격은 전월비 각각 6.8%, 7.5%씩 하락했다.
치솟는 물가가 일시적으로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11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도 부담을 덜게 될 전망이다. 환율이 다시 폭등하고 있는데다 물가까지 6% 선을 넘어버릴 경우 금리인상을 두고 고민이 깊어질 수 있으나 다행히 물가가 하락함에 따라 이러한 고민은 줄어들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고물가로 인해 성장전략을 일시 보류하고 물가안정에 초점을 맞췄던 정부로서도 성장카드를 다시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물가가 잡힌다면 환율 상승에 따른 인플레 압력을 어느 정도 상쇄하고 수입단가를 낮춰 경상수지 흑자 전환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무역수지나 서비스수지 적자 폭이 줄어들면 장기적으로 환율도 안정세를 찾아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여전히 소비자물가는 3개월 연속 5%대의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고 9개월째 한국은행의 물가목표 억제치인 3.5%를 넘어서고 있어 물가 불안감은 여전하다는 지적도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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